자작글-020

네 뒤를

인보 2020. 8. 25. 09:03
  

내 뒤를 호당.  2020.8.25
비틀거리는 나이 
방콕은 32도 
저녁 무렵 학정 네거리 느티나무 숲에서
매미가 나를 불러냅니다
마스크는 필수이면서도 거치적거린다
아스팔트 열기 확확 덮어씌우면서
내 죄 다그치는 듯 달라붙는다
땀 좔좔 흘리면서 손사래 저었습니다
팔거천이 휘어들며 쏴쏴 죽비 竹篦를 들어 
내 죄 고해 같이 흘러가자 합니다
가로등 환히 비추더니 역시 지난 적
허물없느냐고 깜박깜박 다그칩니다
날파리 쏜살같이 내 동공을 맹공하면서
고하라 합니다
비틀거리는 발걸음에 바른길 걷겠다는 
다짐하니 뒤부터 닦으란다 
뒤를 찔끔거릴 만큼 *혼 똥 쌀 만큼 빌었다
얼마나 더 치러야 반듯하게 걸을 수 있을는지.
* 야단맞거나 급하거나 할 때 놀라 똥 지린다는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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