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노송 /호당. 2020.8.25 푸른 엽록소 철철 넘쳐 처마 끝 낙수 떨어지듯 한 네가 송이가루 이 산 저 산 흩날리던 시절 붉은 장미에 마음 다 주고 꽃피웠던 이 세상 영원한 것은 없다 했다 구멍마다 세는 노송이 몇백 년 버틸 듯한 눈빛이 오만이다 무명초였으면 만족해야지 펼칠 때도 오므릴 때도 아니다 마무리하고 준비할 때다 청송이나 대나무 같은 꿈 접고 태백산 고사목으로 삶을 요약한 사리(관솔 뭉치)쯤은 어떨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