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 /호당. 2020.9.11
계절은 가을을
꼿꼿이 세워 놓았지만
여름은 꽁무니를
흔들어 버틴다
도로를 질주하는 쾌감은
버팀의 진행형이다
들판 벼도
한사코 푸름을 붙들고
놓으려 하지 않는다
나는 가지 끝을
매달려 껄껄 웃는다
너희 놓는 날부터
꽉꽉 채우지
나는 누렇지만
미래를 붙들고
큰소리 뻥뻥
내 앞에 시뻘건 국물이
뽀글뽀글
혀를 기다리니 기쁨이야
버틴 열매다
한사코 버틴 결말이
성숙만 바란다
가을의 문턱에 선
넋두리 하나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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