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안과에서

인보 2020. 10. 28. 11:59


안과에서/호당.2020.10.28
백내장이면 하얀 
눈이 내려 덮은 줄 알고
예리한 빗자루로 몽땅 쓸어냈다
밝은 시야는 유리알처럼 맑아 
세상이 원색으로 아름다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도와 채도는 낮아지고
눈앞은 옛날로 돌아갔다
지금은 눈앞에 춤추는 무리
파리들이 저들끼리 
이리저리 춤추는지
벌들이 미친 듯이 날뛴다
나는 빗금치고 아니라고 외쳤다
눈알이 먹먹하고 빗금 그어도
앞이 보여 뒤뚱 넘어지지 않으니 
고마워해야 한다. 

'자작글-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새 떼  (0) 2020.10.30
괄약근  (0) 2020.10.29
인터넷 도우미  (0) 2020.10.27
할미꽃  (0) 2020.10.27
꽃 농장  (0) 2020.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