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떼 /호당. 2020.10.30
참새 몇십 마리가
아파트 공간에 앉았다
문득 어릴 적 참새 떼 쫓던
기억이 새롭다
가을 조가 익을 무렵
적선보다 애쓴 보람
헛농사 된다고 한사코 거부했다
특히 단물이 배어 익을 무렵
떼 지어 앉는다
이쪽에서 ‘우워이’돌팔매
*탈구는 우주를 돌려 꺾어 ‘탕’소리
얄밉게 저쪽 모퉁이에 앉아
메롱
약 올린다
결국 내가 지친다
그 얄밉던 참새가
여기서 만나 반갑다
초가 처마에 맡긴 너의 보금자리
도시에 함께 있는 네 집은 어디야
너도 머리 깨었으니 새로운 별자리
찾아 빌딩은 아니더라도
편히 잠잘 네 소유물은 있겠지
설마 노숙은 아닐 테고
인간은 제집 한 체 갖기 희망하고
하늘 치솟는 주택 걱정이란다
너는 그런 걱정 없지
언제나 짹짹 슬픈 메시지는 아닐 테고
몸 하나 움직이면 하루가 즐거우니
참새 너는 행복 대열에 올려도 되겠다
* 짚으로 머리를 땋듯이 따아 만들어 4~5m
끝은 가늘게 꼬아 나간다
머리 위로 수평으로 힘차게 돌리다가 줄을
꺾으면 ‘탕’ 소리 난다 (새 쫓는 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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