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추위 / 호당. 2020.11.5
낙엽은 알바생이 다급히 살포한
바람 부는 데로 수북이 쌓인
전단이다
한파가 내린 새벽 5시는
모닥불에 몸을 맡긴 일용직이
덜덜 떠는 맘이다
앙상한 가로수 줄기 사이로 비친
하늘이 새파란 칼날로
맥없는 구름을 재단한다
깃털 바싹 세워 종종걸음으로
다방 문을 따는 중년 레이디
오늘 매출을 걱정한다
겨울을
꼿꼿이 세운 날을 지난 첫추위
모두 움츠리며
두 손 깊숙이 찌른 호주머니
코로나 감기에 벌벌 떠는
첫추위의 위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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