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보리가 바람 맞을 때

인보 2020. 12. 11. 16:29

      보리가 바람 맞을 때 /호당. 2020.12.11 보리밭은 지금 격랑을 만난 듯 아니 미친바람을 만난 듯 휘어졌다 엎어졌다 베베 꼬이다 몽롱하거나 오르가슴에 젓거나 정신이 혼미하다 이만큼 커 오기 위해 나 보리는 엄동설한을 거뜬히 이겨냈지만 미친바람에는 정신을 잃는다 우리의 삶이 미친바람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서로서로 부둥켜안고 가장 거룩한 의식을 치르는 중이다 우리는 미치지도 않았고 격랑을 겁내지 않아 어쩌면 도우미로 여긴다 일제히 거사를 치르면 오르가슴에 도달하고 난 뒤 곧 배불뚝이는 너희의 사랑을 독차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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