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고기를 잡다

인보 2021. 3. 6. 15:12
 

고기를 잡다/호당  2021.3.6
구름 낀 날 햇볕이 연못 속을 투시한다
고기 꼬리 흔들면서 햇볕을 맞는다
뜰채는 작고 반디로 훑어나간다
고기들 놀라지도 도망가지도 않았는데
반디에는 한 마리도 없다
고기 먹는 재미보다 잡는 재미
구름 낀 날 밑바닥까지 훤히 뵈는 날은 
더욱 신나는 고기잡이다
어머니는 매운탕 끓인다고 
가마솥에 물을 설설 끓여 
고추장 고춧가루 파 마늘 토란이
어울려 용솟음친다
매운탕 한 그릇씩 먹고 나서
아무도 매운탕은 먹지 않았다 했다
흐리멍덩한 나의 어이없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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