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직 / 호당. 2021.5.14
師자 뺏지 번쩍일 때
天職躬行은
윤일선 교장 훈화의 대목
40여 년을 분필 잡았다
똑똑 불어지거나
쉽게 닳거나
막 지워버리거나
탁탁 털거나
사탕 하나 붙이거나
내 운행이었다
민들레 홑씨처럼 훌훌 날아갔고
나는 꽃대도 잎도 없이 뿌리박고
겨우 잇몸으로 세월을 삭인다
내 운행에 동승한 특히 가슴에 박힌
홀씨가 크게 성공하여
민들레 벌판을 거느리고
50여 년 전의 촛불에 불을 붙인다
내 말의 씨가 긴 세월 동안 머물다가
머리에서 새 촉이 솟는 듯하다
내 천직이 남긴
그 여운은 파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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