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6월에

인보 2021. 6. 11. 17:35

6월에 /호당. 2021.6.11

 

밤나무 밑에 들면

6월의 향기가 물씬 난다

짙은 향에 취하다 보면

몽롱하다가

문득 떠나간

애인의 얼굴이 다가온다

결혼 대잔치인 듯 벌들이

마음껏 배를 불리고 즐긴다

배고픈 것보다 더한 설음은 없지

보리는 익어 탱탱하고

감자는 검푸른 가슴 내밀며

내 안의 정기는 영글어진다고

자랑한다

6월 땀 뻘뻘 흘릴수록

내 안의 실속은 익어

누구도 훔쳐 가지 못한 속살

태양이 내게 가까울수록

내 안을 다져가는 6월이 좋다

 

'자작글-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귀향지  (0) 2021.06.13
포항의 포효  (0) 2021.06.11
하교하는 고등학생들  (0) 2021.06.11
코로나 백신 접종  (0) 2021.06.10
봅비-1  (0) 202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