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운암지에서 보낸 마음 한토막

인보 2021. 9. 2. 10:05

      운암지에서 보낸 마음 한 토막/호당/ 2021.9.2 지금 운암지는 가을이 찾아와서 단풍 들고 있어요 붉어가는 처녀 가슴에 노을이 어루만져도 태연한 듯 버티다 그만 홍조를 띱니다 운암지에 내린 영롱한 순정들 유독 총각 가슴에 불 질러 이글거려도 와락 안기려 하지 않아 더욱 애달은 파랑 운암지를 에워싼 스크렁 구절초 분홍바늘꽃이 가을 타는 여인처럼 마음 스산합니다 술 취한 아버지가 함지산 정상에서 고래고래 야단칩니다 장가 시집 못 보내 애간장 타는 듯 하산하면서 ‘그만 골라라’ 울긋불긋하면 됐지 더 바라느냐 그만 분에 겨워 운암지에 거꾸로 서서 마음 추스릅니다 노을에 젖은 운암지가 단풍을 흔들어 댑니다 파랑 타는 잉어 떼도 물들었네

'자작글-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절 타는 여인  (0) 2021.09.04
기상 이변  (0) 2021.09.03
9원이 오는 소리  (0) 2021.09.01
단추  (0) 2021.08.31
사리 舍利  (0) 2021.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