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계절 타는 여인

인보 2021. 9. 4. 17:42

계절 타는 여인/호당/  2021.9.4
유독 봄기운을 샘솟듯 한 여인이 
말뚝에 메인 암소처럼 됐다
신랑은 매일 봄 아가씨 따라
등산가거나 고스톱 하든가
밖으로만 돌았다
담 넘어 넓은 풀밭을 
마음껏 뜯는 암소처럼
나도 자유를 찾았다
따라온 해님도 등을 밀어주니
황소들 틈에 여왕처럼 대접받고
어느 사이 옥시토신이 줄줄 흘렀다
정말 사랑한다
아니다
사랑한다
아니다
절벽을 때리는 파도처럼
찰싹찰싹 묻고 답하고
봄 타는 여인이 창졸 하게 계절에 쫓다
그만 신랑이 수갑을 채우듯 꽁꽁 묶었다
유독 봄 타는 여인을
남편의 무지가 옥시토신을 학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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