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갈대는 쓰러지지 않는다

인보 2021. 9. 5. 20:09
     
    갈대는 쓰러지지 않는다/호당/  2021.9.6
    쌀쌀한 겨울바람 맞는 갈대가
    산기슭에서 서걱서걱 소리 낸다
    누추한 옷매무시를 하고 
    저무는 그늘 맞아 움츠리는 갈대
    미친바람 분다
    쓰러질 듯 쓰러질 듯 
    버티는 갈대
    공사판 시멘트 자갈 지고
    꼬부라진 가장
    갈대는 휘어지지 
    쓰러지지 않는다
    하루 일을 마친 새 떼들
    배를 불리고 집으로 간다
    내 등짐에서 밧줄 늦추면
    우르르 쏟아지는 시멘트 자갈
    이렇게 가벼울 수가
    퇴근한 배는 홀쭉하고
    허연 갈대는 
    휘어지지 쓰러지지 않는다
    가정을 짊어진
    가장이란 이름 하나 휘청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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