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닭갈비/호당/ 2021.10.27
백두대간에서 갈린 산맥들은
갈비뼈와 같다
갈비뼈와 갈비뼈 사이
계곡에 현빈*이 살고
그가 흘린 양수는 대지를 적시어
비옥하고 풍요로워진다
만물이 풍성하니 닭인들 살찌지
않겠나
소갈비 돼지갈비 닭갈비
갈빗살을 유독 좋아하는 것은
아리따운 여자에 침 흘리는
심리와 같지 않을까
춘천닭갈비 전주비빔밥 안동찜닭들은
모두 맛으로 이룬 대동맥에서
갈려 나온 먹거리의 갈비다
원조를 찾아가면 대간 계곡에서
현빈이 흘린 양수에 젖은 음식을 먹고
삶을 부지한다
춘천닭갈비는 소문 난 여우의 이름과 같다
*도덕경 제6장 谷神不死의 장에 是渭玄牝
노자에 나오는 현빈은 여자, 골짜기에 살고
현빈은 물을 상징하는 물의 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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