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깎는다

인보 2021. 12. 8. 19:29


깎는다/호당/  2021.12.9
깎는다는 행위는 선이다
깎아서 내가 더 나다운 
인품을 지닌다면 
얼마든지 행해야 한다
연필은 깎고 잔디를 깎고
손톱을 깎아야 반듯해진다
바윗돌을 깎고 덜어내고 
갈아야 예술품이 된다
백화점 정찰 표를 보고 
깎으려 치근대면 
낯 뜨거운 일이다
재래시장의 물건은 
깎고 덜고
서로의 이익이 공존한다
내 허욕을 깎아내어 
한층 밝고 나다운 
인품을 지니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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