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기도 중 /호당/ 2021.12.15
눈뜨면 걸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막다른 골목에서 멈칫멈칫할 나이다
겨울 해님을 향한
마스크에 가린 백수들
벤치에서 경배하거나 기도 중
마스크가 가려주었기 다행이지
유식이 풍부한 채신머리 없는
검버섯이
홈 파인 Sp판처럼 반복하는 자랑
듣기 거북한 음 소거는 내 귀의 몫
간혹 젊은 엄마
중무장한 아기
끌려가는 듯 걷는 모습 귀여워
사랑 뭉치다
장기 바둑판이 뒤엎고 소주병이 뒹굴고
그때 마스크 없어 공포 없는 자연이었지
지금 정숙한 공원에서
참배하는 듯
기도하는 듯
마음 닦는 듯
끝나는 종점에서
붉은 사랑 한 점 맛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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