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가려워 긁다

인보 2021. 12. 16. 00:13



가려워 긁다/호당/  2021.12.16
맑은 물로 살려 한들
자고 나면 허방이 파인다
늙었다는 핑계
매일 사워하고
얼마 후
빡빡 긁는다
얇고 건조하고 난수표 같은 표피
목욕탕이면 녹아내릴 것으로
탕 속이면 더 가벼워질 것으로
가장 안락한 생각에 잠겼다
아닌 걸
건조한 사막을 걷는 듯
눈에는 모래 먼지로
표피엔 사막 모래 골이 생겨
각질로 변하여 가렵다
긁는다
피멍 맺혀도 시원시원
시원한 것 화근
안락한 마술에 잠긴 목욕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라
참회는 목욕탕이 깨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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