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호당/ 2022.3.12 삶은 훈풍만 맞거나 평탄한 강물만 흘리는 것이 아니다 먼 길 돌다 여기까지 와서 소용돌이 맴돌다 서로 마주한 얼굴들 바람은 끊임없이 뱅글뱅글 강물은 소용돌이를 빙글빙글 돌면 섞이고 돌면 녹아나고 바람으로 돌거나 소용돌이로 돌거나 도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바람은 맴돌다 보면 자기 힘에 소멸하고 나서 동력을 잃는다 물은 소용돌이를 헤쳐 나오면 솨솨 더 큰 강물로 흐른다 소용돌이에서 만난 바람의 얼굴은 소멸하면 흔적 없이 사라진다 강물은 바다로 닿을 때까지 소용돌이에서 만난 얼굴 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