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이빨 갈다

인보 2022. 3. 15. 16:46

이빨 갈다 /호당/  2022.3.15
가슴 먹먹하게 어깨 짓누르는 듯한
어긋난 이빨은 내로남불로 치부했다
밥상 앞에 두고도 영 밥맛 나지 않아
이빨을 죄인이라 여겼다
시간이 지나자 기어코 이빨이 쑤시고 
시리고 나 혼자만인 줄 알았지
이웃들도 같은 증세라는 것 
한참 후에 알았지
갈아치워야 내가 편해지리라 생각했지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의사가 서로 
의술이 좋다고 끌어들이자 아무래도 
나는 오른손을 더 많이 쓰지
더 자유로운 오른쪽 의사를 택했다
앓든 이빨 쑥 뽑고 새 이빨로 갈아치우니
생기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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