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숲을 지나며/인보/ 2022.8.2
벚나무 숲을 지난다
매미기 막 울어댄다
어찌 저렇게도 슬프게 우느냐
나의 무심히 측은으로 돌아선다
누군가 내 옆에서 슬프게 울면
그냥 무심히 지날 수 있을까
메마른 마음이 촉촉해질 수 없을까
아무 감각이 없다면 목석일 걸
옳지
매미는 이승을 하직하려니
매우 안타까워 우는가 보다
땅속에서 15,6년을 모진 칩거
이제야 이승에서 제 몸을
펼칠 수 있었는데
계절은 그냥 두질 않는다
물러날 채비를 하면서
슬픔에 복받치는 거야
마음껏 울기나 울어
여기 흔적 남든 않든
누구의 심금을 울릴 수 있도록
맘껏 울고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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