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대현 아연 탄광

호당의 작품들 2023. 6. 9. 15:45




    대현 아연 탄광/호당/ 2023.6.9 태백에는 석탄이 대현에는 아연이 주가는 연일 상장칠 무렵 세끼 잇기 힘든 젊은 백수들 닿은 곳 탄광이나 광산 석탄가루 풀풀 날아 헹군 빨래 또 헹구지 않아도 좋은 대현 아연 광산으로 팔방에서 모여 들었다 깊고 깊은 막장 항상 아침밥은 마지막 밥상처럼 여긴다 딱박골 현장 사무소 있는 곳 번화한 골목엔 격양가 소리 끊이지 않았다 루핑집이 번쩍번쩍 빛나고 연탄이 그저 굴러왔지 서울내기 신랑 따라 유식한 부인들 자식 학교에 보내놓고 유식 도시락이 대현의 주가를 올렸지 구무소 새카만 소용돌이가 낙동강을 까맣게 한들 산업부흥에 기여한 탓으로 묵살했지 아연값 추풍낙엽 같아 그만 폐광하자 왕벌 없는 꿀벌 빨대 찾아가버린 뒤끝은 폐허가 기다린다 그로부터 50여 년 자연은 무심하다 우붓한 초목은 없었던 일로 덮지만 잔해는 사자의 두개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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