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탕 -형 만난 날- /호당/ 2023.12.6 겨울 날씨가 포근하다 마지막 남은 형제 뒤뚱뒤뚱 걸음으로 만난다 마주한 식탁 대구탕이 뽀글뽀글 시원한 국물에서 내 유년의 파노라마가 우려 나온다 도깨비바늘밭을 헤맨 내 몸 밭에서 끌어내어 주신 형 대로를 걸으라 길을 틔워 주었다 대구탕 뚜깔 긁는 소리 들리자 유년의 필름은 툭 끊겼다 삼류극장의 흑백영화처럼 마주한 형을 내 감광에 진하게 투사하고 주섬주섬 일어난다 대구탕의 별미가 입속에서 끓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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