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대구 탕-형 만난 날-

호당의 작품들 2023. 12. 7. 12:45




대구탕 -형 만난 날- /호당/ 2023.12.6

겨울 날씨가 포근하다
마지막 남은 형제
뒤뚱뒤뚱 걸음으로 만난다

마주한 식탁
대구탕이 뽀글뽀글
시원한 국물에서 
내 유년의 파노라마가 우려 나온다

도깨비바늘밭을 헤맨 내 몸
밭에서 끌어내어 주신 형
대로를 걸으라 길을 틔워 주었다

대구탕 뚜깔 긁는 소리 들리자
유년의 필름은 툭 끊겼다
삼류극장의 흑백영화처럼
마주한 형을 내 감광에 
진하게 투사하고 주섬주섬 일어난다
대구탕의 별미가 입속에서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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