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급행 2에 승차하다

인보 2024. 3. 11. 16:21

급행 2에 승차하다 /호당/ 2024.3.10

봄이 코앞에 와서 매화 향 뿌린다
채신머리없이 급행 2에 승차하고
중앙로를 향한다
차창 밖 풍경들
가슴 펴 기지개 펼쳐 약동하려 
출발선에서 두근거리는 듯하다

하늘 치솟은 아파트가 총총
위만 쳐다보았지 
해님과는 상관없다는 듯
사방으로 맞붙은 등배
햇볕 받을 일 없어도 상관없지

경상감영 정유소
하차하자 방향감각 교란하자
잠시 촌뜨기가 된다
낯선 얼굴이 일제히 야유 
얼레리
노학 老鶴이여
여긴 물가가 아니라고

무임승차할 노권 老權을 남용 말라
중고 서점을 훑고 내가 찾는
시집 없어 빈손이다

봄기운에 쫓은 발등이 무임승차
목적 없이 승차한 것이 아니라
봄기운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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