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직한 미련-2/호당/ 2024 6.22
우직한 미련 하나
비 오는 날
미련을 쌓은 변비가
확 뚫린 오후
불로동 화훼단지의
앳된 아가씨의 향기는
염천이든 우천이든 날린다
얌전히 내리는 빗줄기에
수은주는 푹석 내려앉아
내 미련을 밀어준다
쿠페아 원종 게발선인장이
나를 기다리는 듯 반겨주어
가볍게 지갑을 열었다
미련을 쓴 헌팅캡을 벗으니
꽃 아가씨들이 우르르 몰려와
백수를 멱 감긴다
뻥 뚫린 하수구로
우직한 미련이 새어나간 오후다
그만 내 관절을 달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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