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우직한 미련-2

인보 2024. 6. 23. 11:12

      우직한 미련-2/호당/ 2024 6.22 우직한 미련 하나 비 오는 날 미련을 쌓은 변비가 확 뚫린 오후 불로동 화훼단지의 앳된 아가씨의 향기는 염천이든 우천이든 날린다 얌전히 내리는 빗줄기에 수은주는 푹석 내려앉아 내 미련을 밀어준다 쿠페아 원종 게발선인장이 나를 기다리는 듯 반겨주어 가볍게 지갑을 열었다 미련을 쓴 헌팅캡을 벗으니 꽃 아가씨들이 우르르 몰려와 백수를 멱 감긴다 뻥 뚫린 하수구로 우직한 미련이 새어나간 오후다 그만 내 관절을 달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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