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역에서/호당/ 2024.7.24
대구 도시철도 셋, 종점 탐방
마지막 안심역까지 눈금을 긋고
지상에 나오자
매정한 여우비 내려 아스팔트는
피식피식 소리 낸다
오리명가에서 배를 달래는
시간은 지글지글
막걸릿잔 들고 아니
빈 잔 들고도 몇 차례 건배사
‘위하여’
뭐 오래 살자는 절규 같다
상투어는 밭침 하나씩
낙엽처럼 떨어지고
신변에 일어난 특이한 낱말
뱉어내어 보나 눈만 멀뚱멀뚱
삶의 흐린 초점 같다
같은 책장 또 넘긴다
황금 수표 자식들에 뿌린다는
어구가 식상하다
종점 탐방
추억의 밑거름이 되면 좋겠다
아직 만남이 있다는 건
삶의 뿌리가 생생하다는
징표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