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여사 맞는 날/ghekd/ 2024.9.4
내가 좋아 시작한 일
벌써 십여 년이 지났다
한결같은 열정으로
맞는 날은 즐거웠다
노을 걸친 나이부터
가는 날 밤은 긴장이 된다
잠 설치고 일어나
아침이면 힘 솟는다
교실 문 열자 늙은 눈망울이
일제히 빛난다
이것 때문에 식지 않은 열정
한 번도 그날 할 말을
준비 안 한 적 없다
풍월을 읽고 쓰지만
더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기엔
버거운 듯하다
더욱 읊으면 유명 여사의
어깨 으슥해 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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