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날의 벼 2005.7.26
호 당
딱 한번 시집가면
평생을 뿌리박고
번성해야할 나였다.
달구어 놓은 열기로
중탕처럼 더운 물에
친구끼리 얼굴 맞대고
커 가야할 운명의 터전.
한여름 태양아래
왕성한 나의 성장도
땅거미 내릴 적에
잠시 휴식하다가
새벽이슬 머금고
전날의 피로를 확 씻어낸다.
삽자루 둘러멘
농부의 발자국소리로 커가지만
황새 뜸북새의 격려도 한몫
그러나 메뚜기 멸구 녀석은
도움 안 되는 훼방꾼!
어서 가을이 와야
나의 희망도 결실을 볼 것인데
7월 달 폭염의 열기를 받으며
독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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