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야생화 (2003.8.20)
**호 당**
산을 오르다 발자취에
이름 모를 야생화 한 그루
바람에 나부끼며
한들거리고 있었다.
노오란 꽃송이
이슬을 머금고
미소를 머금고
청아한 모습으로
반겨주고 있었다.
더위도 이겨내고
가뭄도 이겨내고
억샌 비바람도 이겨내고
드디어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나를 반겨주는 이
나를 아껴주는 이
곱다고 칭찬해 주는 이
없어도 좋아.
나를 아끼는 자연이 있고
나를 좋아하는 벌 나비가 있으니까.
온실에 자란 꽃들아
너희들은 보살핌 속에서
곱게 자랐지만
그 보살핌이 없으면
꽃도 생명도 끝장이란다.
나는 너희들을
부러워 하지 않아
나는 홀로 자라 꽃을 피울 수 있는
야생화란다.
--박 승 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