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린 가을
호 당 05.11.16
그토록 그리던 임이
말없이
내 앞에 다가서서는
내 영혼까지 물들여 놓았었다.
그 누구도 탐하지 못하는
그대의 특유의 향기로
나를 사로잡고 말았었다.
너무도 감격스러워
산으로 들로
그 님을 붙잡고 헤매다가
어느 듯 황혼의 땅거미는
내 앞까지 오고 말았었다.
소슬바람 스치고
찬 이슬에 맥없이
눈물만 흘리며
곱게 물들인 내 가슴에
허무만 남게 하였네.
그렇게 짧게
머물다 갈 줄이야!
그리움만 남기고
떠난 그대여!
내 가슴에
힌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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