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사과밭에서

인보 2005. 11. 13. 22:08

      사과 밭에서

      05.11.8 호 당 새벽이슬 맞은 사과 세수한 듯 반들거려 떠오르는 햇살에 얼굴말리고 이파리에 맺힌 물방울 영롱하다. 수많은 식구 거느리고 부양에 지친 사과나무 어께 축 늘어지다 못해 지팡이에 의지하여 고달픈 하루를 연다. 밭고랑에 떨어져있는 사과 생존경쟁에서 낙오되어 옛 고향을 그리고 있다. 예쁜 놈 하나 따서 아싹 깨물었다. 이내 우물에 단물 차오르고 아삭아삭 눈밭 위를 걷는 소리 들린다. 그 사이 사과나무마다 붉은 태양이 더 진하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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