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마음
05.12.10
외딴 산골에
외로운 비둘기 한 쌍
서로 다독거리며 살았었다.
민족의 대 이동은
피붙이 놈들을
파도에 실려
이 곳
산골 마을에 까지
밀물처럼 밀려 왔다
한동안
산골을
환희로 가득 채우더니
썰물처럼 빠져 나가버렸다.
멀리 있을 때는
그리움만 쌓이다가
내 앞에 다가 온
감당 못할 이 행복을
남겨놓고 떠나버린
그 놈들이
눈앞에 어른거려
빈자리가
공허하게만 느껴지는가!
어디가나
잘 살아만다오
늙은 비둘기는
공허한 가슴을
그대 사랑으로 다독이며
살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