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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껍질에 덮이면

명태 껍질에 덮이면/호당/ 2024.6.21조밀하거나 느슨한 나이테만 끌어낸 나이엇갈린 손목 사이로 틱톡 바람이 들락거리자눈과 눈 사이 명태껍질이 가려로트레크보다 더 우아한 자태로양귀비보다 더 아리따운 얼굴로 흡인력은 더 강해지다셰이커 족속들은 밤을 환락의 도가니로 펄펄 끓여야 제맛에 녹아버리지만 급조한 밤에 별이 반짝거려 리듬 짝 춤 족속들의 궤변 운동한다고아랫도리가 빳빳해지고 남의 별을 따려는 엉큼한 장대로아무리 견주어 봐도 닿을 수 없는 허공이라 느껴질 때 나의 바깥임을 깨닫는다서로 생수를 나누어 마셨지만불순물이 섞이지 않았다명태껍질이 녹아버리자 별은 사라지고 사련의 바람 씻은 듯남는 것은 허무한 장난의 파편이널브려있다

자작글-024 2024.06.21

누에 고치 실 뽑는 날

누에고치 실 뽑는 날/호당/ 2024.6.21누에고치가 가마솥에서펄펄 끓는다어머니는 명주실 감는 물레를돌리면 벌써 명주 옷감이 몽상으로 감긴다동네 앳된 눈망울들알몸으로 누에고치 가마솥을 지키고잿밥보다 붉은 번데기에 혼을 판다누에고치는 끓는 물에 몸을 풀고꼬맹이는 번데기에 마음 풀어낸다신나는 아이들의 주전부리고소한 붉은 젤리에 입술이 붉어 꽃핀다명주실 감는 물레에는 어머니의 명주 옷감이 감기고꼬맹이의 주전부리가 감긴다누에고치 실 뽑는 날물레에는 어머니의 마음이 감긴다

자작글-024 202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