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한 하루 혼돈 混沌한 하루 /호당/ 2024.6.29내 영혼이 혼돈상태에 놓이자밥 국 반찬이 제자리를 잃고뒤죽박죽 놓인다짙은 안개 속에서 헤매는지어두운 터널을 걷는지 혼돈상태끼를 잊지 않는 것은 혼돈에 완전히 침몰하지않은 상태이다그래서숟가락과 젓가락을 구별해서 쓴다혼돈은 바람이 불지 않아시트와 이불의 도움으로정돈하려 한다혼돈 속의 영혼햇볕이 따끔한 회초리를 내린다저녁 무렵에서 짙은 안개는사라진다정 위치를 찾을 때까지나침반의 혼돈은 끝내어정지되었다 자작글-024 2024.06.30
사랑이란 사랑이란 /호당/ 2024.6.30티격태격 말이 튀지 않으면활짝 핀 백합 화분을열흘 동안 관수하지 않아시들어 말라가는 꽃대처럼사랑은 식어간다나는 튀는 말이 두려워말조심한다 자작글-024 2024.06.30
칠곡 경대병원역에서 모이자 칠곡 경대병원역에서 모이다 /호당/ 2024.6.27노년의 바람 맥없어 보이나바닥 힘이 있다내 거주 구역이니 커피숍도 들려잘해 보이고 싶다종점에서 만나자마자정심부터란다헛기침 난다앞장선 깃발에 냉면 보고거부의 몸짓결국 돌솥밥에 점 찍자인스턴트커피를 뽑아오는 그 사람사전에 내 말은 겉 들었나 보다이태원 거리를 걸어 보고 싶지만내 맘뿐커피숍에서 그는 또 재생한다식상한다내 거주 구역이니 좋은 생각 주고 싶지만가위질은 내 맘대로 아니다노년의 바람에 어눌한 바람 실어도 안다다만 고정된 어구는 식상한다 자작글-024 2024.06.28
불신 불신 /호당/ 2024.6.26AI시대의 밝은 조명에그늘이 숨겨져 있어 호시탐탐하는 올가미가 있다개인정보를 꼭꼭 감추어야 한다문패 사라진 지 언젠데대문에 이름 석 자 금빛 번쩍거려부러움도 뽐냄도 믿음도 안심이던 그때 좋았지젊은이 취직이 하늘 별 따기젊은 백수가 가엽다환경운동 기후변화 운동이 좋은 일이라는 찬성에 서명하라는 애걸젊은이가 측은해진다서명하고 뒤돌아 경솔에 후회헛눈 삼다 목로 줄에 걸린 노추 하나AI시대 올가미 아니길 바란다 자작글-024 2024.06.28
나이테 20 차이 나이테 20 차이/호당/ 2024.6.28아오자이를 훌훌 벗어 한복 치마저고리로 갈아입고신혼을 즐긴다활활 타오른 봉홧불처럼기세등등한 화력야자수 그늘은 비켜라행복의 화력눈비 혹한 혹서를 같이 맞은들 끄덕없다아닌걸모래더미는 강물에 떠내려간다화력이 희미해진다나는 끄떡없는데같은 양의 소금에 절인 배추그이는 폭삭나는 퍼덕퍼덕 싱싱해어쨌든 인정하자끝까지 우아한 한복의 품성 잃지 말자 자작글-024 2024.06.28
6.25 참전용사 6.25 참전용사/호당/ 2024.6.26TV 시청하다아 저 사람나와 같은 시에 근무했는데내색하지 않아 같은 직책에서 내색하지 않았다오늘복지관 식탁에서 우연히 만나손잡고 장하다 고맙다 하자옆에 앉은 그자도 참전용사라 한다식후에 커피 한 잔으로 대접하고 싶다 했다입대 경위무용담 격전지에서 사투참상이 어두운 귀로 머리에 그려진다휴전 후 단기 병역을 치른 내 고개가 수그러진다고맙고 위대하고 숭고한 국토방위에 감사한다 자작글-024 2024.06.28
흥청망청 물 쓰다 흥청망청 물 쓰다/호당/ 2024.6.256월분(5월 사용분)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란 항목수도 요금검침을 믿어야 한다믿을 수 없다는 나의 행위는 의심으로 채워진다관리사무실에 의심을 풀자고내려놓자낱낱이 닦아 보였으니벌건 민낯이 되었다이건 내 마음흥청망청에서 비롯된 것흐르는 강물이 아니다강물을 더욱 정화한 물이다내 마음을 닦아(정화)야 한다그러면 절약이 미덕임을 알 것이다 자작글-024 2024.06.26
많이 변했다는 첫인사 많이 변했다는 첫인사/호당/ 2024.6.24언 듯 지나가는 바람이면 좋을 걸몇 번 맞닥뜨린 낯바닥이 기억되었다친구의 점심 자리에 불러 갔더니그자도 있었다처음으로 통성명 악수과시하는 말이 많아아직도 몇 구절은 눌어붙은 누룽지가 있다그로부터 근 4, 5년 지났다오늘 반가워 손 내밀어 악수했다내 덕담에 그는 많이 변했다는 첫인사내 낯바닥에 먹물 한 방울 튄다모른 척 스쳤으면 좋았을 걸다 같이 살아오면서 어찌 눈비 맞지 않겠나손 내밀어 악수한 내가 치욕스럽다자기는 눈비 맞지 살았나 자작글-024 2024.06.25
우직한 미련-2 우직한 미련-2/호당/ 2024 6.22우직한 미련 하나비 오는 날미련을 쌓은 변비가확 뚫린 오후불로동 화훼단지의 앳된 아가씨의 향기는염천이든 우천이든 날린다얌전히 내리는 빗줄기에수은주는 푹석 내려앉아내 미련을 밀어준다쿠페아 원종 게발선인장이나를 기다리는 듯 반겨주어가볍게 지갑을 열었다미련을 쓴 헌팅캡을 벗으니꽃 아가씨들이 우르르 몰려와백수를 멱 감긴다뻥 뚫린 하수구로 우직한 미련이 새어나간 오후다그만 내 관절을 달래기로 한다 자작글-024 2024.06.23
여름 여름 2024.6.23떡갈나무 냄새 후끈후끈그때마다 내 낯바닥이 화끈화끈미루나무 싱겁게도 히쭉히쭉 웃을 때마다건들건들바람은 술에 취한 주법으로 내 얼굴을 훑는다거실 벽걸이 시계추는 축 늘어져왕복 키스 속도 늘어지자불쾌지수 높아진다땀 흘리도록 포옹하는 중때가 오면 때에 엥. 찌르르 댕 동호박잎. 고구마잎. 오이잎들.반죽음을 당하고소나무. 주목들은 여름과근친상간을 즐긴다검버섯 나이맥 못 춰 이 구석 저 구석수캐 혓바닥 내민 듯 헉헉거린다 자작글-024 2024.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