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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지 않은 믿음이란 생각 하나

썩지 않은 믿음이란 생각 하나/호당/ 2024.7.24북풍 찬바람이 뺨을 핥고 간들쉽게 잊어버리지새 아파트 입주한 지 20여 년당시 관리 기사와 세월만큼 쌓은 친밀감썩지 않은 믿음이라 생각했지연일 불볕더위에 반죽음당한 호박잎 같은데화장실은 세면 목욕을 겸하는 구조여기 형광등이 고장 났으니당장 딱한 사정관리 기사와 연락이 닿아크게 반겼지아닌 걸죽은 나무 아무렇지 않게싹득 잘라 버린다내 민낯에 썩은 검버섯 확 퍼진다형광등은 불 밝혔지만 등피 유리 박살 나 파편 발바닥 찌르며 경고한다믿는 도끼 발 찍히지 말고내 맘만 믿으라 한다

자작글-024 2024.07.25

안심역에서

안심역에서/호당/ 2024.7.24대구 도시철도 셋, 종점 탐방 마지막 안심역까지 눈금을 긋고지상에 나오자 매정한 여우비 내려 아스팔트는 피식피식 소리 낸다오리명가에서 배를 달래는 시간은 지글지글막걸릿잔 들고 아니 빈 잔 들고도 몇 차례 건배사‘위하여’뭐 오래 살자는 절규 같다상투어는 밭침 하나씩 낙엽처럼 떨어지고신변에 일어난 특이한 낱말뱉어내어 보나 눈만 멀뚱멀뚱삶의 흐린 초점 같다같은 책장 또 넘긴다황금 수표 자식들에 뿌린다는어구가 식상하다종점 탐방추억의 밑거름이 되면 좋겠다아직 만남이 있다는 건삶의 뿌리가 생생하다는 징표가 되기를 바란다

자작글-024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