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목욕탕 물이 넘친다 대중목욕탕 물이 넘친다 호 당 2015.1.25 알몸으로 들어갔다, 넘쳐흐른다 나로부터 새어나온 부유물이 넘친다 더운 태양이 내 머리까지 차올라도 넘치지 않는다 목욕은 성당이나 대웅전에 들린 마음가짐으로 내 몸 안팎 찌그러진 마음이 눌어붙은 것을 부유물로 흘리는 것이다 저수지가 넘.. 자작글-015 2015.01.25
겨울바람 겨울바람 호 당 2015.1.24 매일 걷는 이 길에 네가 가지각색의 마음을 쓰다듬는다 살랑거린다 울컥 감정이 폭발한다 잔잔한 호수처럼 말이 없다 오늘은 숨바꼭질하여 꼭꼭 숨었다 발자국에 찍힌 길바닥은 말 없다 내 맘이 깔렸는데 연이은 발자국들에 고인 적막만 쌓인다 찬바람 없는 날은 .. 자작글-015 2015.01.24
강물 강물 호 당 2015.1.23 어린애들이 재잘거린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알 바 아닌 것처럼 산골짜기 물은 즐겁기만 하다 부딪히면 헤헤 웃으며 슬쩍 비켜 흐르고 숨바꼭질하면 더 신 나게 흐를 것을 더 많은 친구가 모인다 이제 나도 철들었어 의젓이 흘러야지 햇볕도 끌어안고 고기떼 철새.. 자작글-015 2015.01.24
이파리 한 잎 흘려간다 이파리 한 잎 흘러간다 호 당 2015.1.23 조직사회에 우두머리로 구슬땀 흘리며 핸들을 조작해야 굴러갔다 거대한 틀은 단단한 단세포로 짜여 맞물려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없다 나는 그 틈바구니에 끼어 이빨 문드러지도록 들러붙어 일했다 이빨이 흔들거린다 한계에 이르러 한복판에서 밀.. 자작글-015 2015.01.24
추어탕이 생기를 돋군다 추어탕이 생기를 돋군다 호 당 2015.1.22 추어탕이라면 효령 골목집을 손꼽는다 대구 2호선 종점 문양역 부근은 한때 추어탕으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덩달아 늙은이들도 뒤끓어 남녀가 얽혔다 맛과 맛의 대결은 당연히 효령이지 국도 5번 도로 따라 굴러가면 아늑한 시골풍경 순진한 것들.. 자작글-015 2015.01.22
감나무 공장 감나무 공장 호 당 2015.1.22 신입사원에 배당한 감은 몇 개만 매달렸다 저마다 잔가지를 차지하여 생산을 늘리고 감나무를 살찌워 키웠다 올해는 기어코 감을 따서 잔가지를 차지해야지 감나무 오르다 미끄러지기 여러 번 가지는 연하다는 걸 몰라 꺾다가 추락했다 감을 따고 잔가지를 움.. 자작글-015 2015.01.22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호 당 2015.1.21 비는 오락가락 안개로 시야는 흐릿하다 오늘따라 흐릿한 머릿속은 흙탕물로 출렁거리는 것 같다 황금알을 낳는 바다를 항해하여 만선으로 희희낙락하는 이가 있지만 태풍을 만나면 파도꼭대기에서 때를 놓쳐 금방 추락한다 그리고 허우적거리.. 자작글-015 2015.01.22
팔공산 갓바위를 찾아 팔공산 갓바위를 찾아 호 당 2015.1.16 팔공산 푸른 위용이 내 앞자락까지 뻗쳐 나를 충동했다 약사 여래상을 찾아 부처님의 그늘에 들어보라고 팔공산 초목들이 갓바위 약사여래 상의 숨결이 스며 있을 거라고 이러한 움직임에 발걸음을 옮겼다 양편으로 덮은 서늘한 기운 속으로 들면 짙.. 자작글-015 2015.01.17
삶의 흔한 풍경 삶의 흔한 풍경 호 당 2015.1.16 주일마다 여는 수요일 난전 장마당 허기진 햇볕은 정수리까지 비춰도 맥없다 양편으로 즐비한 침상에 놓인 상품들 임자 맞을 단장은 마쳤다 서민들 한 푼이라도 싸게 살려는 욕망 백화점 이마트 가면 모두 있는 물건인데 송충이는 솔잎이 제격으로 아는 소.. 자작글-015 2015.01.17
그 길에 내 건강기록이 스며있다 그 길에 내 건강기록이 스며있다 호 당 2015.1.14 매일 걷는 이 길에 가지각색의 마음이 스며있어 모두 읽어낸다 반들거린다 온몸을 청진기에 맡기고 긴장한다 땀이 스며 나온다 파도 같은 깊은숨을 몰아쉰다 잔잔한 호수처럼 말이 없다 어쩌면 적막하다 발자국을 찍는 길바닥은 청진기다 .. 자작글-015 201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