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설화 동설난 冬雪蘭 호 당 2015.1.14 동설난이 불쑥 터졌다 추위를 이기고 연분홍 윙크를 한다 툭 터진 옆구리 한쪽을 뚫고 주머니 실밥 터져 손가락이 나오듯이 벌 나비 없어도 눈을 끌어모으려 가냘픈 핑크 입술이 아름답다 네 옆에서 한껏 요염 뿌려서 그만 와락 달려들어 내 입술로 한 입 밀.. 자작글-015 2015.01.14
나의 시련은 재기의 발판 나의 시련은 재기의 발판 호 당 2015.1.13 밥상을 매고 소용돌이를 돌다 외곽으로 밀린 나 책방 구석에서 시린 입술이 선녀가 치맛자락 휘감아 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면 우뚝할 것을 믿는다 오뚝이가 되어 다시 일어설 거야 수도관 녹이 쌓이다 못해 얼어붙어 실외 수도꼭지 같은 몸뚱이가 .. 자작글-015 2015.01.13
꽃향 짙은 밥상 꽃 향 짙은 밥상 호 당 2015.1.10 염라대왕의 손짓에는 못 본척하다 곱게 타일러 보냈지 마주 앉은 밥상에 살구꽃이 피거든 사계절을 피우는 꽃은 특히 겨울에는 더 진하게 피거든 꽃향기의 맛은 입안에서 휘발성과 유동성에 머물다 흔적 없이 사라지지 찬바람 휘몰아쳐도 거기는 따뜻한 봄.. 자작글-015 2015.01.10
파 뿌리가 될 때까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호 당 2015.1.10 질긴 인연으로 검은 머리 파 뿌리가 될 때까지를 서약했다 얼마나 얽히고 사랑을 익히고 얼마나 매운 길을 걸어야 파 뿌리가 될까 달콤한 맛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파 뿌리를 자를 때 코를 찌르는 매움이 내 생을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 눈물 흘리면서 얼싸.. 자작글-015 2015.01.10
코딱지 같은 동전 코딱지 같은 동전 호 당 2015.1.7 늙은 입술들이 저마다 코딱지 움켜쥐려 우글거린다 육체가 성한데 코딱지라도 내 몸 움직이면 되는데 그것도 까다로운 가시가 돋아있어도 헤치고 빼곡히 달려든다 나는 코딱지와 관계없이 내 몸으로 깃발 날리려 했거든 곁불로 코딱지 달았지만 이제는 그.. 자작글-015 2015.01.08
스마트폰 가게를 열고 스마트폰 가게를 열고 호 당 2015.1.6 배울 만큼 배웠지 자립의 깃발 세워야지 방사하는 토종닭은 제 삶을 꾸리지 스마트폰 가게는 총총히 벨 소리로 꼬여도 발길 끌리는 곳으로 돌리는데 내 쪽으로 흡인력으로 붙이는 자력을 키워야 해 기업의 문고리에 항상 미끄러져서 이제는 지쳐 자립.. 자작글-015 2015.01.06
포구는 떨어도 명절은 포근하다 포구는 떨어도 명절은 훈훈하다 호 당 2015.1.3 명절, 귀소 본능이 머문 곳 거실은 만남의 기쁨 가족 울타리 안은 따뜻한 온도 손자 손녀의 재롱이 열기를 높인다 고단한 삶의 눈이 스르르 녹는다 바깥의 차가움이 움츠러들게 해도 내 혼을 일군 이곳의 한기는 맥 못 추고 나는 맘을 쏟아 향.. 자작글-015 2015.01.03
봄은 추억을 밀어 올린다 봄은 추억을 밀어 올린다 호 당 2015.1.3 운전대를 거머쥐고 이끌던 교정에 봄은 포독포독 눈뜨고 재잘거리는 병아리들이 가볍게 움직인다 교정의 나무들은 한창 기운차게 뻗고 병아리는 낱말조각을 쪼아 자립을 배운다 처녀들은 맘껏 날개를 멀리 펼친다 운전대 넘겨도 잘도 굴러간다 대.. 자작글-015 2015.01.03
삼지구엽초 삼지구엽초 호 당 2015.1.3세 가지 세 이파리 삼지구엽초는 제 설 땅에서 탈 없이 자라고 있어도비 오는 창밖을 내다보면 하늘거리는 이파리가 다가오는 듯 보인다휘영청 달 밝은 밤 계수나무에 어린무늬가 삼지구엽초인 듯 비추어진다새 찬 비바람이 창문을 두드린다삼지구엽초가 유리창에 붙어빠끔히 들여다보는 듯하다내 무릎을 휘감고 떠났어도언제나 가슴에 새겨있는 삼지구엽초의 잔상이 그립다. 자작글-015 2015.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