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287

분무기

분무기/호당/ 2024.9.18그간 사근사근하던 분무기는올스톱달랜들 돌아오지 않아 교체하는 수밖에당장 아쉬움바깥 섭씨 35도 가마솥 같다연휴지만 ‘다이소’는 문 열어 고맙다분무기를 잡고 오는 길 문 앞게발선인장이 예쁜 아가시처럼 미소 띤다저런 대접에도 상냥하네내 것은 상전 모시듯 선풍기로, 분무기로, 극진한데도축 늘어진 것들무뚝뚝한 것들생기 팔팔한 모습 찾을 수 없다가벼운 방아쇠 격발하듯 하면안개 펼치자, 무지개 뜬다물의 변신은 게발선인장에 효험을 기대한다.

자작글-024 08:02:33

추석 -내가 맞는-

추석 -내가 맞는- /호당/ 2024.9.17올해는 일찍 찾아온 추석섭씨 33도 한여름 날씨벼 이삭들 한창 햇볕을 즐기는 중고향 떠난 객지가 고향받침 하나둘 떨어진 말이랑귀 한밤중 어둠 깔린 나이추석이라 반길 일이란외지인이 오늘 내 곁에서 피 끓는 혈연을 실감해 즐길 명절인걸한마당 쏴아 철썩 파도처럼 밀려왔다 썰물 빠져나간 뒤엔또 외지인을 그리워한다.

자작글-024 2024.09.18

천직궁행

천직 궁행 天職窮行 /호당/ 2024.9.17천직 궁행은 교훈이다선망하는 교직이 근래 여러 법망이 그물 쳐져 있어너트 nut(암나사)의 갑질이교권 수호에 먹칠하려 든다나야 교권이 하늘에서 내려다보고군사부일체도 동력을 달아 달려가는 데 좋았다시험 보고 선발하는 승진제도이건 하늘이 내린 동아줄힘껏 움켜잡아 새파란 조수석으로 출발경청할 줄 모르는 일방통행이 아니다마지막 관문을 통과해 핸들을 조작한다결심 자는 책임도 크다나를 믿는 수백 명에고추는 매움과 풋내를 조절해출력은 달콤하다내 천직은 시작과 끝은 같다

자작글-024 2024.09.17

나는 가야 한다

나는 가야 한다/호당/ 2024.9.16누구나 가는 길마지막 골목창문 넘어 미지의 세계낯선 곳으로철들고부터 가뭄이 심한밭을 김매고 갈아엎고사이사이책갈피 닳도록 넘겼지마침내기포 뽀글뽀글 편안한온천이었지나는 간다정처 없는 우주 공간으로낙엽처럼 쌓인 추억일랑뒤로하고휘황찬란한 불빛 아래 있다는 것선진국 대열 속에 있다는 것이희한하다나는 간다오늘이 덤이다 하루살이 같은 알찬 삶이내 일이다내일이 오늘 같기를 바라는마음으로 등불을 끈다

자작글-024 2024.09.16

트라우마

트라우마/호당/ 2024.9.15키 작은 일본 후지 선생식민지인에 대한 강압은선생 품성과는 멀다월사금벌받거나 시달려 상처는 일찍부터 트라우마가 되었다가난의 굴레에서 내 상처 하나얼마나 칭칭 감겼는지엄마 치마에 묻은 눈물과 울음소리막냉이는 덤터기 신세였는지사회에 나와서야 수그러져내 주춧돌을 놓게 된다허리 구부정히 뒤뚱뒤뚱 할 나이모임에 나가면 돈 이야기가 자랑매번 들어 식상하다가 내 트라우마가 살아나 도지는 게 아닌가 한다

자작글-024 2024.09.15

대현에서 명패를 갈았다

대현에서 명패 갈다/호당/ 2024.9.15아연 빛이 연일 상장 칠 때팔도강산 젊은 근력이 모여든다골짜기에 간다하여 혀끝 차지 말라은빛 맑은 갑옷으로 두더지가 될 때황금알이 입안 가득한 걸어디 간들 이 호사 겪느냐딱박골 경기는 서울 명동 어느 한 귀퉁이 쯤 할걸밤낮을 밝혀 왁자지껄한 풍경금강송 헤치고 나도 대현에 왔지어디 간들 양 떼는 있으니까열심히 길렀지덕분에 아연가루 묻은 명패 달고한층 올랐으니 대현은 도약의 발판이다

자작글-024 2024.09.15

고사목

고사목 /호당/ 2024.9.15태산준령에는 고사목이 살아 천년죽어 천년 이라는데형은 살아 백 년을 버티는 중피골이 상접하다는 말직접 눈으로 바라본 나는TV에서 아프리카 굶주린 흑인 아이가 겹친다4살의 시차는 판이 하다단 누가 먼저는 몰라아직 내외같이 있다는 행복현대판 고래장 당하지 않은 행복고산준령에서 떨고 있는 고사목사리 한 줌 응고하려 버티는 중이다

자작글-024 2024.09.15

자랑

자랑 /호당/ 2024.9.14재직 시 자랑 가꾸기 프로그램기를 살려 정체성이 높인다는긍정적인 생각짐 부려놓고 남은 길 얼마 남지 않은 나이모이면 돈 자랑제 자식에 뿌리는 것 당연한 것을매번 빠지지 않은 목록식상하다 못해 구역질 난다 어릴 적 가난도 있지만 돈에 대한 열등의식은 나를 짓누르게 했다트라우마가 평생 갖게 한다남 말을 뭉텅 끊고 자기 말을 잇는교양 없는 이가 하는 짓품위 있는 화재로 웃음 띤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자작글-024 2024.09.14

마음-1

마음-1/호당/ 2024.9.13이 골짜기의 물저 골짜기의 물이 마음으로 변조하여 모른 채 흐른다흐르다 흐르다물고기 튀고 물총새 날고마음이 요동한다개울물이 맑은 소리 지른다개울물이 깊어질수록 감미로운 소리조곤조곤 자글자글양쪽 개울 물소리 알아차리자강물로 합류한다더 여유롭게더 풍요하게마음 하나로 화음의 강물이 흐른다마음은 도랑물에서 점점 불어나냇물로, 강물로, 바닷물로, 대해로, 세상을 품는다

자작글-024 2024.09.13

내 마음의 자물쇠

내 마음의 자물쇠/호당/ 2024.9.12굳게 다짐한 마음옆눈 살피다 풀린다그러면내 시어가 시든 게발선인장 이파리가 된다빳빳하게통통하게새파란 정기 뿜자빗장을 손보고 나사를 조인다고스톱 손 터니 눈총 말 폭탄 많이 맞는다날 무시하고 호령하는 말 듣고등 돌려 앉는다만나면 등짐 내가 진다넘고자 하는 높은 고개는 넘으려바둥바둥한다시전 詩田은 죽을 둥 살 둥 멘다가시밭이 가로막더라도넘고 말겠다는 불사조 한 마리내 마음의 자물쇠는 요지부동이다목 비틀어 엎어놓아 뱅그르르 도는 풍뎅이다열쇠를 찾는 날 풍뎅이는 하늘 나를 날 온다

자작글-024 2024.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