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424

양심

양심 /호당/ 2024.12.31서울 거리 데모꾼들자기 양심에 따라 열광한다내 생각과 같다고바르다는 아닐 수 있다마트에서 물건을 사고5만 원 지폐 내밀고 영수증 받고배달 의뢰하느라 꼬리표 붙이고발걸음 가볍게 나왔다십여 분노점에서 호주머니를 뒤진다아차! 거스름돈허겁지겁영수증 내밀며 거스름돈 안 받았다아니라 하면 영수증은 입증할 수 없지돌려받고 꾸벅꾸벅양심이 입증한다데모꾼아하느님의 판단 내리면 끓는 양심어느 한쪽은 식은 양심이 된다내 양심은 끓고 있다내 탓을 반성한다.

자작글-024 2025.01.01

착각-1

착각-1 /호당2024.12.29육지에 있으면서 바다인 줄 여긴바다 어류들의 지느러미 질착각으로 살면 편하다나도 내일이 오늘처럼일 거라는착각 속에 살고 있지 않을까생각해 본다매천 수산시장은 문전성시다동남수산시장은 쉴 새 없이착각한 바닷물고기를 난도질한다약육강식을 정당화하면난도질을 보고도 즐긴다나의 착각한 보따리 안고 온다내자와 맛있게 회를 즐긴다맛은 착각이 아니다.

자작글-024 2024.12.31

송년 오늘도 안녕하신가

송년/오늘도 안녕하신가/호당/ 2024.12.31숙질간은 어려서부터 메밀밭 벌처럼 함께 자랐다총총한 별이 밤 기울자 성글어져어느덧 종점에 서성거린다스마트폰에서 날개 없는 소리는안동과 대구를 넘나든다울림으로 짐작한다밭침 몇 개씩 떨어져 나간 낙엽 같은 낱말이 굳어버린 내 귀청을 두드린다올해의 끝날 오돌오돌 떠는그대 오늘도 안녕하신가밥 바라기는 찌그러진 구도인걸종점을 서성거리는 삶이다.

자작글-024 2024.12.31

담배공초

담배꽁초/호당/ 2024.12.30사철 걷기 운동하라잘 닦아놓은 길에담배꽁초가 소복이 모여 담배 찐* 내 풍기면서 떨고 있다중간중간 놓인 의자는 주막집 같다앞마당에는 어김없이 담배꽁초가 바글거린다거리 청소 아저씨주막은 영역 밖이다손이 닿지 않은 소외지역담배 피웠으면 꽁초 처리는자기 몫이 아닐 줄 생각 말라.* 사투리. 쩐내(담배 기름 따위가 찌들어 고약하게 나는 냄새) (규범 표기는 ‘전 내’이다)

자작글-024 2024.12.30

청운 꽃집 불로동

청운 꽃집 불로동/호당/ 2024.12.30한파는 화훼단지도 얼어붙었다벌 나비 집 지키지 나 같은 할 일 없는 자 어슬렁거리지거기까지 소요 시간을 짐작한다도시철도, 환승하고 시내버스로 정한다실컷 걷고 별 차이 없다가게 문은 열리고주인은 없고꽃만 저들끼리 시무룩하다운동화 한 켤레 왔다 간들청운 농원 주인이 바뀐 듯원종 게발선인장 구별할 줄 모른다2만 원호가기가 찬다, 8천 원 후려친다종전에 그 값으로 샀으니까 다내 반려 식물게발선인장나를 기다리다 반겨준다사랑스러운 것들아기 쓰다듬어 주면 좋아한다.

자작글-024 2024.12.30

동국 冬菊

동국 冬菊/호당/ 2024.12.28운암지 둑에 동국 무리저들끼리 재잘거리다날 보고 추위 따위는 아무렇지 않거든노란 기를 펼친다칼바람 휩쓴다잠시 한들 하다 어림없지노란 입김 뿜어낸다바삭거리는 풀잎은 떨고 있는데노란 정기 발산해내 눈과 마주치자고목에 꽃이 핀다 한다추위에도 꿋꿋한 국화오상고절이란 옛말 네 가슴에 달아주고 싶다네 절개는 노랑으로 표식한다.

자작글-024 2024.12.28

온돌 한정식당-2

온돌 한정식당-2 /호당/ 2024.12.26백반 기행 다녀간 식당은식판이 고공행진 한다12시면 점찍는 시각배꼽 앞세워 우르르 몰려온다짐작건대 가까이 있는 중구청 직원인 듯미끈한 청바지하이힐 또각또각1시에 예약하고 12시 20분에 도착바깥 의자에 앉아 벌벌 벌서는 듯식객의 눈총이 따갑다주책이야늙은이일찍 온 것 죄라면 벌서야지망령은 아니거든즐기러 왔거든황새는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야먹잇감 좋은 곳 있으면 먼저 날아오거든.백반 기행에 방영되어 명성의 새가 대구 상공을 휩쓴다

자작글-024 2024.12.28

온돌 한정식당

온돌 한정식당 /호당/ 2024.12.26백반 기행에 방영되어 명성의 새가 대구 상공을 휩쓴다후기는 맛을 끌어내어 한 번쯤 침 흘려 보고 싶어진다1시에 예약하고 허름한 영* 잎이 도착하니 12시 20분식탁에 앉혀주나바깥 의자에 떨고 있는 몰골보다 못해 주인은 더운 찻물내어준다우리끼리 아무도 타박하지 않았다빼곡히 차린 반찬불고기 한 쟁반된장찌개 바글바글이름값치고 그 정도의 맛이다늙은 입술에 과한 여인의 입술을 포갠 맛이다젊음아! 보고 비웃지 말라격에 맞지 않은 지난 뒤 맛 기행 따라왔다.*마른 나뭇잎 사투리. 배추 겉껍질.

자작글-024 202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