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346

별 밭에서 행운의 여신이

별 밭에서 행운의 여신이/호당/ 2024.10.22구십 평생 처음 맞는 행운의 여신이매력 덩이 게발선인장을 안긴다늦바람난 듯게발선인장 아가씨의 매혹반려하려 내 품에 안는다삶이 무미로워 지면 고독이 밀물로 온다썰물로 받아넘겨야지반려 식물 화분에 서자너의 낯빛에 씻은 듯 사라진다한둘 셋에 또 색다른 방년을 보면 품고 싶은욕망을별 밭에서 한빛 여신이 행운을 보내준다한 점 핑크 라인에 여섯 명의 꽃 아씨 호위한다살아생전 처음 안긴 행운을노을빛 더욱 붉게 태워야지한빛 식물원장님의 배려를기리며반려하련다.

자작글-024 2024.10.24

빛좋은 개살구가 글을 읽고 쓰다

빛 좋은 개살구가 글을 읽고 쓰다/호당/ 2024.10.21글 모른 개살구로 늙으면 어때빛깔로 말하면 아직 살아 있거든이름 쓸 줄 알지늦깎이로 연필 들었지만모음 자음 깔린 골목에 들어서면머리 굳어버리는 걸어쩌지개살구 책상에 앉아 연필 긁고 책장 넘긴다‘개’자 떼어버리는데마른 수수깡 꺾는 것보다더 힘든다색으로 빛내라면 쉬운데이름 쓰고 간판 읽고 시내버스 탈 줄 알고마트에서 물건 사고 카드 내밀 줄 알거든10년을 서당 개 되어보니야트막한 언덕에서풍월을 읊어내겠다.

자작글-024 2024.10.22

산다는 것

산다는 것은/호당/2024.10.20성찬을 에워싸 나팔 불어 댈 때는흘러간 종이배인 걸함께 즐기다 불 꺼진 은둔도 제 삶의 방식이다2020년부터(1.20)(2022.4.18)2년여 동안 코로나로 모임이 사라지자지금도 누구는 삶의 날개 하나 부러진 듯집에만 눌어붙어 수신 사절짐작건대 삶이 헐떡거림을 보는 듯하다넘겨보건대 직통만 있고그 외길은 차단한 듯하다코로나 해제해도 단절만남은 사치쯤으로 생각한 듯집에만 눌어붙는 것숨만 할딱거린 것만 삶이 전부는 아니다.

자작글-024 2024.10.21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호당/ 2024.10.19밝은 대낮대비하지 않은 외출갑자기 비 만나면 하필!낭패당하는 자는 그만큼대가를 치러야 한다멀리 먹구름 보이나여기 맑아 백양나무는 맘껏 팔랑거린다마트에서 물건 챙겨나가려는데비 내리지 않는가아차! 한들 강물은 흘러갔다곧 그치겠지한 시간, 두 시간초조해진다비 흠뻑 맞은 수탉 신세로 귀가한다면이건 백수에 내린 최악의 웃음거리아니 최악의 수치택시요금은 대비하지 않은 반성 값이다그로부터 종일 해 질 무렵에서 웃어주었다.

자작글-024 2024.10.20

사우나 탕 속에서 마음 닦다

사우나탕 속에서 마음 닦다 /호당/ 2024.10.18그간 쌓이고 쌓인 허욕이온몸 눌어붙어 구린내품겼으리라 생각하면 오싹해진다뽀글뽀글 기포 속으로 스며든다몸 둥둥 뜬다허튼 맘 비워 낼수록 가벼워진다눌어붙은 허 탐이 이탈하는 중장마에 흙탕물처럼 떠내려간다내 맘의 진드기냉탕 온탕 담금질에 사라진다체중계마음 닦은 바로미터의 수치가벼워진 몸산뜻하다

자작글-024 2024.10.19

반려 식물 게발선인장-2

반려 식물 게발선인장-2/호당/ 2024.10.17자애로운 가을 햇볕이게발선인장을 쓰다듬는다어머니의 손바닥과 젖통 같다젖살이 통통하게 오른다지주 支柱를 갈아주니 한층 돋보인다한창 물오르는 아이들의초롱초롱한 눈망울처럼 귀엽다반려 식물에 대한 엷은 지식유튜브를 들락거려 알아간다첫 아이 기르는 어미 심정으로공부한다베란다에 있는 아이들이 새파란 기를 뿜는다자주 네 곁에서 쓰다듬다들었다옮겼다마음 즐겁다최고의 선물 꽃을 그린다.

자작글-024 2024.10.18

알뜰 아줌마들

알뜰 아줌마들/호당/ 2024.10.16가끔 그곳에 알뜰 아줌마들 바글거린다맞닥뜨린 오늘보아하니 농산물을 마치 창고 대 방출 한다대추,가지,애호,박정구지,매아리고추,고구마 줄기,열무,월동초,등등 골라 골라 막판 같다난전에서 골라 사면 될 걸 나도 헐값에 마음 팔아 줄을 잇는다 홍일점이 되었다내가 뻔뻔스러워진 것 과거를 내려놓고 늙어가니남 의식하지 않아그렇다 하여 채신머리까지 잃어 저질 행동하지 않아나는 시골 출신이야 보리밥에 열무 비틀어 넣고고추장에 아니면 된장찌개 푹푹 떠 넣고 비벼 한입 물고 풋고추 된장 쿡 찍어 부적 부적씹어 삼켜 시골 맛 아는 늙은 입술이거든알뜰 아줌마들 속 홍 일 점 되고 보니 서민 냄새 물씬 풍기는 뻔뻔스러운 낯바닥이 되었다.

자작글-024 2024.10.17

가을 달밤에

가을 달밤에/호당/ 2024.10.15휘영청 달 밝은 가을밤오솔길 섶 거닐면귀뚜라미 소리가추억으로 묻어둔사랑하나 들린다교교한 달빛이내 가슴 깊숙이 파고들어흘러간 첫사랑의 얼굴이전설처럼 떠 오른다째지도록 밝힌 달빛에내 이름 하나 키우도록 닦아 본다펼쳐 낸 시어를 잠재우기 싫어달빛에 걸어 두겠네가을 달밤에 호젓이 거닐면상념 하나둘 끌어내 보겠네.

자작글-024 2024.10.15

별들의 고향

별들의 고향/호당/ 2024.10.15고향 떠난 별들의 울림이커다란 무리로 띠를 이루는 대하가은물결로 반짝거린다흐르다 흐르다 지구까지 향수를 보내깜박거림이 모로스 부호 같다그걸 해독한 자대하를 거닐어 보고 싶다천체를 관망하는 커다란 화경은하수 가슴에 커다란 계수나무가 창창하게 뻗어깜박깜박. 깜짝깜짝거기 토끼 눈이 껌벅거린다어릴 적 멍석에 누워 바라본 별들의 고향이타향에서 바라본 고향과 같아내 맘 깜박거린다.

자작글-024 2024.10.15

백미러back mirror

백미러 back mirror/호당/ 2024.10.13승차 문까지 2m 정도출입문을 닫는다백미러에 내 얼굴 비추려 뒤 출구를 지나 바싹 다가서 달린다주춤주춤 출발한다기사의 눈 한 번 더 슬쩍했으면 좋았을 걸슬쩍했을 거야어리바리한 나무늘보처럼못 본 척야속 다 하지 말라정한 곳에서 대기해야지한 발 떨어진 곳에서 딴눈 살핀 내 잘못기다리면 또 온다좋은 세상인 걸내 백미러를 본다원망도 서운함도 마라내 백미러를 반들거리게 닦아놓아야겠다.

자작글-024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