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287

무심이 편할 때가 있다

무심이 편할 때가 있다/호당/ 2024.8.2삶이 지나친 세심은 배배 꼬인 나무처럼 된다그냥 덤덤하게 받아넘기면쑥쑥 자랄 걸아파트 입주한 지 25년그간 관계자 가고 오고 많다작별 전화해 준 이는 처음아침 9시 조금 넘어 전화를 받았다내가 사용하는 화장실 전등 교체해 준 사람이름도 성도 모른다잠시 스친 인연덕담으로 잘 가라 했다밤 10시쯤 꺼진 불씨 되살아 활활한다이때부터 담배씨 구멍 뚫으려 든다별별 생각이 벼 벤 뒷그루 새싹처럼 일어선다퇴직에 천착하려 들면 뚫리기 전에 내 맘이 먼저 뚫려 쓰리다

자작글-024 2024.08.03

보청기

보청기/호당/ 2024.8.1내 보청기는 복지관 맹순이와 노닥거릴 때나 모임 때 액세서리로 쓰고는 집에서 내자와는 고주파로 통한다우측 보청기가 보청은커녕먹먹한 귓속 울림에 벨톤보청기 점을 찾아가늙어 서러운 귀를 상대하는 영업보아하니 불경기인 듯보청기를 착용해 보고 싶은 특효 같은 것가령 월등한 보청어둑한 들림에 서러운 나무극진하게 대접하거나명의처럼 소문이 파동치거나귀청이 막고. 볼륨이 없어져불과 5분여 조작해 초기화했단다손 내민다봉사하면 존경받을 걸이기적인 내 생각 하나

자작글-024 2024.08.02

내 길

내길 /호당/2024.7.30메마른 골짜기의 길은풀이 우붓 해 날마다 짓밟고 밭으로 간다뼈 여물지 않을 때부터 농사일한다날 새면 낫 아니면 호미찰싹 붙는다소먹이 풀베기소나무 아래 갈고리질로갈비 한 짐빈들 번들 놀 팔자 아닌밥벌인 짓이다동내 형뻘그는 일찍부터 바깥 출입해수돗물 맛에 길들여 나를 이끌어주었다그의 뒤 따르려 자취방 약도 들고 찾아들어내일 모래 입학시험 치를정보 제공이 신기하게도 적정한 문항그로부터 내 앞길은 잡초를 밟지 않아아름다운 길만 걷는다

자작글-024 2024.07.30

피 끓는 연애질

피 끓는 연애질 /호당/ 2024.7.28도시 철도 안막 펼치는 애송이 페닐에틸아민 장작불이 타오른다아무도 끄려 들지 않아그 애들불장난 일찍 발작한 것뿐이라무관심이다백합 향기 막 쏘아 올리자코스모스 꽃잎으로 덮는다애들 불장난논둑 밭둑에 불 지르고 좋다고 손뼉 치는 듯옥시토신. 페닐에틸아민이피 끓듯 퍼뜨린다죽을 둥 살 둥 생각 없이 달려드는 불나방 같은 피 끓는 연애질

자작글-024 202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