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288

식욕 한 점찍는 시간

식욕 한 점찍는 시간호당/ 2024.7.8무위고에 익숙해진 백발의 고목들이빨 한두 개 빠진 것보다한 끼 점 못 찍는 설음이앞서지이 시간만은 서둘러야 한다오전 11시 30분 배식 시작기다림에 익숙해 30분 전부터복지 한 그릇에길게 늘어선다매일 점찍는 여기기다림이 즐거운 먹는 시간내일도 오리라는 기대 하나 품는다침묵한 혓소리숟가락 달그락 소리우물우물 넘기는 울대의 울림도복지나래가 모두 소거한다

자작글-024 2024.07.09

맴돈다

맴돈다 /호당/ 2024.7.7연못의 물맴이 뱅글뱅글혹서 맞는 내 몸짓 뱅글뱅글 맴돈다염천에 아스팔트 느글느글체감 온도 40도 화끈화끈등골은 미끌미끌안구는 어두침침화염 맞는 고목 나이테는찌그러진다. 늘어진다오므라진다. 배배 꼬인다불판 위 오징어 몸짓이방. 저방. 거실. 화장실욕실. TV. 컴퓨터. 핸드폰부채. 선풍기. 냉장고닫았다. 열었다손 인사로 안부 묻느라 물맴이가 된다팝콘 기계는 뱅글뱅글 돌고흘끔흘끔 쳐다보기만 하는에어컨이 무섭다

자작글-024 2024.07.08

모성이 품기는 꽃들

모성이 품기는 꽃들 /호당/ 2024.7.2오후 동네병원을 들렀더니꽃향기 물씬 풍긴다보아하니풋풋한 풀잎 같은 어머니들아기를 앞가슴에 안고모성을 풍기는 것이 아닌가향기의 발원은 갓 엄마가 된그녀들였군생후 4, 5개월쯤 된 아기들방긋거리는 꽃 같다깍꿍깨물고 싶도록 귀엽다병원이 가득한 향기는모성에서 우러나왔군내 통증은 의사의 진단에 앞서스르르 녹아내린다

자작글-024 2024.07.07

백지에 대해

백지에 대해 2024.7.4긴 겨울밤 이미 자정을 넘어 불 끄지 못해 너를 생각한다그리웠던 사랑아부질없어 멍하니 바라본다아니 부끄러운 생각 한 꾸러미서가장 뜨거웠던 마음 한 조각만 찢어 묻어두리라밴드 같은 사랑은 흘려보내야지낮에만 보이는 해님같이밤만 밝히는 달님같이엇갈린 운명은 잊어주리라잊어야 한다고 다그치는 문풍지의 채찍알겠다하얀 마음으로 기다리는 네게진한 연필 향을 듬뿍 내려놓고 불 끄리라

자작글-024 2024.07.04

오늘 일진 日辰

오늘 일진 日辰/호당/ 2024.7.2오늘 일진이 매우 출렁했지만침몰하지 않아 내일을 희망한다어제 오후 컴 작동 중 낚싯바늘에 꿰인 미늘SK 고객센터 아가씨 보드라운 손에서 벗어 나기분 상쾌하다한 치 앞을 알겠나여름날 폭염에 해방되니뒤뚱뒤뚱 몸짓이 동면 꽃집의 집념을 발동한다보도블록 한 장 툭 솟은 것을걷어차 꼬꾸라지다부끄러워 태연한 척통증도 없어 집념 하나 얻고태연히 주변을 배회하다돌아왔다드디어 일진에 폭풍 일자 진통이 출렁인다결국 X-ray 촬영뼈의 이상은 없단다일진에 피멍이 맺힌 것내 탓을 반성한다

자작글-024 2024.07.03

올무

올무 /호당/ 2024.7.1내 생각의 틈만 보이면낚시를 놓자 그만 퍼덕인다몇 년간 무료 오목 게임으로자박 自縛에서 해방되는 즐거움을 가진다오늘 낯선 얼굴누구시오무료 다운로드는 되는 데나도 당신을 좀 알아야지요폰 번호인증 번호정보 이용 동의그러지요가입되었습니다월 이용료 2.200원이런 날벼락미늘을 벗으려 파닥파닥고객센터는 유료허튼 틈에 옹골지게 걸린 올무다

자작글-024 2024.07.03

혼돈한 하루

혼돈 混沌한 하루 /호당/ 2024.6.29내 영혼이 혼돈상태에 놓이자밥 국 반찬이 제자리를 잃고뒤죽박죽 놓인다짙은 안개 속에서 헤매는지어두운 터널을 걷는지 혼돈상태끼를 잊지 않는 것은 혼돈에 완전히 침몰하지않은 상태이다그래서숟가락과 젓가락을 구별해서 쓴다혼돈은 바람이 불지 않아시트와 이불의 도움으로정돈하려 한다혼돈 속의 영혼햇볕이 따끔한 회초리를 내린다저녁 무렵에서 짙은 안개는사라진다정 위치를 찾을 때까지나침반의 혼돈은 끝내어정지되었다

자작글-024 2024.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