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349

복숭아 파는 할머니

복숭아 파는 할머니/호당/ 2024.8.7복숭아 계절에 폭염이있다건널목 잡아 별로 탐날 것 없는복숭아 무더기5,000원인데 4,000원을 바람결에 낙엽처럼 떨어뜨린다나와 눈빛 마주치자복숭아를 내밀어 나를 꼬득인다오가는 눈동자들건너오고 건너가고초점은 건널목으로 이동하고폭염에 삶긴 할머니의 초점은복숭아 무더기에서 애끓는다두어 시간 후 다시 돌아와 보니손바닥만 한 그늘에서 호박잎처럼 삶긴 몸짓삶이 녹록지 않음을 느낀다나를 보자 기 살아나 복숭아를 다그친다폭 삶긴 할머니가 안쓰럽게 느낀다한 무더기 주섬주섬 비닐봉지에 담아온다

자작글-024 2024.08.08

믿음 하나

믿음 하나 /호당/ 2024.8.6형광등 교체하다가등피 갓이 박살 나자새로 구해 주겠다는 구술 口述 하나흘리듯 가볍게 잊은 듯한다새 형광등으로 땀 뻘뻘 흘리며새것으로 교체하자경솔히 여긴 믿음으로 검버섯 낯이 화끈하다얄팍한 봉투로 고맙다는 표현유치한 짓거리단칼에 싹둑진정한 감사의 표현이 지나치면 독이 된다그의 자존심 터치했다면....우회전해 편안히 굴렀다면믿음 하나 잘 닦았을 텐데 뒤돌아본다

자작글-024 2024.08.07

무심이 편할 때가 있다

무심이 편할 때가 있다/호당/ 2024.8.2삶이 지나친 세심은 배배 꼬인 나무처럼 된다그냥 덤덤하게 받아넘기면쑥쑥 자랄 걸아파트 입주한 지 25년그간 관계자 가고 오고 많다작별 전화해 준 이는 처음아침 9시 조금 넘어 전화를 받았다내가 사용하는 화장실 전등 교체해 준 사람이름도 성도 모른다잠시 스친 인연덕담으로 잘 가라 했다밤 10시쯤 꺼진 불씨 되살아 활활한다이때부터 담배씨 구멍 뚫으려 든다별별 생각이 벼 벤 뒷그루 새싹처럼 일어선다퇴직에 천착하려 들면 뚫리기 전에 내 맘이 먼저 뚫려 쓰리다

자작글-024 2024.08.03

보청기

보청기/호당/ 2024.8.1내 보청기는 복지관 맹순이와 노닥거릴 때나 모임 때 액세서리로 쓰고는 집에서 내자와는 고주파로 통한다우측 보청기가 보청은커녕먹먹한 귓속 울림에 벨톤보청기 점을 찾아가늙어 서러운 귀를 상대하는 영업보아하니 불경기인 듯보청기를 착용해 보고 싶은 특효 같은 것가령 월등한 보청어둑한 들림에 서러운 나무극진하게 대접하거나명의처럼 소문이 파동치거나귀청이 막고. 볼륨이 없어져불과 5분여 조작해 초기화했단다손 내민다봉사하면 존경받을 걸이기적인 내 생각 하나

자작글-024 2024.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