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2 마음-2 /호당/ 2024.10.3면면히 이어온 한 탯줄아잘 가라달랑 하나 남기고아무것도 몰랐던 세월아어느 날 갑자기채어 가버려마음 하나 둘 곳 잃었네마주 보는 별별빛으로 엮어 좋았는데기댈 곳 없는외톨이 맘하늘에다 맘 부치네. 자작글-024 2024.10.03
동평공원의 오후 동평공원의 오후/호당/ 2024.10.2우리 아파트 겨드랑에 있는 공원방과 후면 새파랗게 움트는 사랑 뭉치들파란 이파리들 팔랑거린다공 굴리는 아이들은 데굴데굴자전거 달리는 아이는 뱅글뱅글정글 타는 아이는 미끌미끌야구하는 아이는 보오올, 스트라이크축구하는 아이는 슛, 꼬오링공원 가득사랑해야 할 종종걸음이 지천으로 깔려있다동평공원 오후는 맑은 시냇물에 물장구치고 싶은피라미 같은 아이들이 내뱉는 소리 가득하다 자작글-024 2024.10.03
유리창 유리창/호당/ 2024.10.2아무것도 눈치챌 일 없어환히 들어내 보인다몰래 꿰뚫어 내다볼수록예뻐 애끓는 맘유리창에 입김 불자화들짝귀 쫑긋 새운 토끼처럼금방 귀 흔들며 깡충깡충민낯으로 유리창 보기어쩔 줄 몰라치졸한 맘으로 더듬거린다. 자작글-024 2024.10.02
늦잠 늦잠 /호당/ 2024.10.1밤이면 초목도 잠자지그들은해님의 주기에 잘 순응하지늦잠은 축 늘어난 고무줄에메인 맘인 걸가장 깊은 골짜기에서밤을 잊는야행성이 달아난부엉이가 된다 자작글-024 2024.10.02
마침표 찍기 마침표 찍기 /호당/ 2024.10.1어찌 그리 헤맸든가그냥 마침표 하나로냉수 한 컵 벌떡벌떡마시면 끝낼 일을어쩌면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아등바등했는지여러 갈래 길에 얄미운 꽃들하나 꺾으려 발정 난 암캐처럼번번이 낙제점 한 점 가슴에 찍힐 때마침표 하나 꾹 찍고 말겠다는 생각그건 덜 여문 풋고추의 생각일 거야마지막 골목에 떡 버티다가달려온 꽃마침표 한 점 찍고희망 하나 가슴에 찰싹 붙는다. 자작글-024 2024.10.01
세파 세파/호당/ 2024.10.1 점점 고주파를 따라가는 나이세파란 날카로운 독소 하나품는다바람 불거나 눈비 내려 흐렸다 개는 날씨에 나이테는 불어나고파도치거나 폭풍 불면남모르게 새어나가는 기력빨대 꽂은 진드기 하나찰싹 붙는 동안노두는 맥 잃어간다팔 부 능선 구 부 능선 넘은들세파는 더욱 사나워버티려는 신음을 낸다 자작글-024 2024.10.01
부모님 묘소 성묘하다 부모님 묘소 성묘하다/호당/ 2024.9.28관절음에 척추 시큰거릴 나이고향 부모님 묘소 찾아 성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이제야 실행한다초가을 햇볕 죄다 끌어모아벼는 물론 사과가 한창 붉어단물을 채우는 중이다산은 숲으로 울창해 피톤치드로 반긴다묘지까지 오를 수 없어 근력이 원망스럽다부모님 오지랖 언저리에서주과포 차려 성묘해야겠다늦었지만 꾸지람 마시고어루만져 주세요변장한 고향 얼굴에내가 자라 온 고향이오버랩한다동구 느티나무는 빈사 상태였든 걸 대수술로 재생 중이라 반갑다옛 모습 찾자면 오랜 세월 견뎌야 하겠다. 자작글-024 2024.09.29
부모님 묘소 성묘해야 한다 부모묘소 성묘해야 한다/호당/ 2024.9.26세월만 흐르냐나도 흐른다떠돌이 행성처럼산골로 어촌으로 도시로참 많이도 옮겨야 했다저 멀리 바다가 보일 듯 말 듯갈매기 울음소리 들릴 듯 말 듯허리 구부정해도 귀 먹먹해도근력은 견딜만해고향 찾아 부모님 묘소에 절해야 한다는 생각은 끊임없다수구초심으로고향이 변장하더라도산천은 반겨 주리라. 자작글-024 2024.09.29
모임에서 대화 모임에서 대화는 /호당/ 2024.9.26한 땅 다른 구에 떨어져 있어도한 달에 두 번 만난다는 것은늙어서 옹심 翁心 한 점 붉게 흐르기 때문이다이미 귀청은 고주파에 익숙해 보조기 도움도 신통치 않은 나이대화의 흐름은 순리를 잊어만날 때마다 재생해 이제부터는 식상하다대화는 역류나 급류는 없을지라도지성 품은 온화한 흐름 없어 흐르다 소류지 沼溜池에 고여 부끄럽다대화의 폭을 넓히자 자작글-024 2024.09.27
별들의 질투 별들의 질투 2024.9.27밤만 오면 하늘 가득한 별들이 그냥 조용히 연분이라면 좋을 것을 질투하느라 반짝반짝 깜박깜박이건 자기 소모다질투의 대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이건 지구촌 핫바지의 눈망울로지별들의 눈엔 경쟁할 애정의 대상은 있다강력한 애정의 변형 빤짝빤짝시샘 없는 여인은 한물간 마음이겠지매일 밤 빤짝 깜짝으로 지새우다가어느 밤 갑자기 대상이 사라질 때 빅뱅질투가 사라진 밤을 상상하면 암흑으로 가득 찬다. 자작글-024 2024.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