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424

삶이 힘들지라도

삶이 힘들지라도/호당/ 2024.9.8나이테 새겨 주는 세월고사목 칭칭 감아올려 가는칡덩굴 같은 나이민들레 푸릇푸릇세상이 푸른 줄만 알았지어느덧 홀씨 날리자말라가는 몸매문구멍 숭숭 뚫리자찬바람 새어든다이러고 있을쏜가빈 박스와 입씨름하다 하루가 저문다아랫목 밥그릇 묻어놓고기다리는 아내 치마폭사랑을 우려내면 남는 것가난이야 참아 내지 않으랴낙엽 깔린 곳엔 풍요는 움튼다앞마당 영산홍은 봉긋한 마음 하나로 봄을 기다린다

자작글-024 2024.09.08

인터넷으로 꽃 주문

인터넷으로 꽃 주문 2024.9.8배달료 4,000원으로 어제 주문 오늘 3시 무렵 배달받음빨리 빨리는 우리의 문화 속성이다내 체험에 만족한다야구 낚시는 지긋이 기다리는 미학을 못 참아 빨리 변하는 광경 축구를 좋아한다꽃 화분 포장을 개봉한다꼼꼼히 포장해 흐트러짐이 없는원형에 감탄한다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자 화답이 따스하다인터넷 주문이 신속 정확인 것을마른 우물 파고 들어가는 기우는부끄러워진다외국인의 체험신속 믿음과 신용에 부러워하는 것을 알겠다인터넷으로 꽃 주문 2024.9.8배달료 4,000원으로 어제 주문 오늘 3시 무렵 배달받음빨리 빨리는 우리의 문화 속성이다내 체험에 만족한다야구 낚시는 지긋이 기다리는 미학을 못 참아 빨리 변하는 광경 축구를 좋아한다꽃 화분 포장을 개봉한다꼼꼼히 포장해 흐..

자작글-024 2024.09.08

별의 변신

별의 변신 /호당/ 2024.9.7해 떨어지자 어스름하던 꽃대가어둠 속에서 붉은 꽃가루를허공으로 뿌리자 별들의 변신은 시작한다반짝반짝하는 몸짓해님을 두고 서로 시샘하다먼저 패배한 별은 긴 여우 꼬리에성냥불처럼 확 이는 불꽃의 환상을 길게 그리다 사라진다우주 속 별들의 시샘은매일 밤 있는 일낙오의 끝은 패배붉은 항서 한 줄 쓰고사라진다 별들의 일생

자작글-024 2024.09.07

달거리 증후군

달거리 증후군/호당/ 2024.9.6달거리가 다가왔다그이가 꼴 보기 싫어진다뭔가 야릇한 감정이 출렁거린다지난달 옆 동료와 말다툼이싸움으로 번지자 우우 말리는 바람에 끝났지만 골이 깊다사무실이 텅 비는 사이 기회는 이때일 저지르고 말았다아랫도리가 꿈틀거려 재촉하는 듯하다그자가 갖는 공부 公簿 한 귄 감쪽같이 없애버리자당황하는 꼴이 통쾌해진다의심한들함부로 내게 다그쳐 봐물증이 없잖아고발하면 무고죄로 역습할 것이다안절부절못하는 꼴 보니 야릇한 쾌감을 느낀다달거리가 오면 뭔가 사달이 터져야 증상을 넘긴다첫사랑이 마주치자아무 감정도 없다내겐 옥시토신이 분비하지 않아달거리는 끝나는 중이다

자작글-024 2024.09.06

무명 여사 맞는 날

무명 여사 맞는 날/ghekd/ 2024.9.4내가 좋아 시작한 일벌써 십여 년이 지났다한결같은 열정으로 맞는 날은 즐거웠다노을 걸친 나이부터 가는 날 밤은 긴장이 된다잠 설치고 일어나 아침이면 힘 솟는다교실 문 열자 늙은 눈망울이 일제히 빛난다이것 때문에 식지 않은 열정한 번도 그날 할 말을준비 안 한 적 없다풍월을 읽고 쓰지만 더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기엔 버거운 듯하다더욱 읊으면 유명 여사의어깨 으슥해 지겠다

자작글-024 2024.09.05

사랑 찾아

사랑 찾아/호당/ 2024.9.3 냇가 물오른 버들강아지나에게 사랑은 오는가부풀고 물올라 푸르러진다웬걸 기상 이변이 오다니급속도로 말라간다물오르면 내 가슴에 사랑 찾으려 옥시토신을 막 흘리는데장미 한 송이 건네주려는대시하는 탱크 정신이 없다무심한 세월 흘러푸르던 은행은 노랗게 물들인다간밤의 찬바람 우수수 떨어져노랗게 널브러진다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보다침 꿀꺽 삼킨다짝사랑은 시행착오가 아니다

자작글-024 2024.09.03

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도 입술로 글을 쓴다

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도 입술로 글을 쓴다 /호당/2024.9.3  서로 좋은 게 좋다는 말만 하는 게 삶이 전부는 아니다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도 때로는모른다고 때쓰며 따라오지 않으려는 새끼 염소 같은 짓도 삶이다먹기 싫다고 또는 모른다고 앙앙거리는 아기에게 엄마처럼 억지로 밥숟갈 집어넣는 것도 생이다언젠가는 눈감은 버들강아지 비 맞고 강물 흐르는 기슭에서 거짓말하듯 눈 활짝 뜰 날에입술로 글을 쓴다날아간 새들아 돌아오너라먼저 간 버들강아지보다 오늘 아침 허겁지겁 달려와서 ‘가, 나, 다’글자 쓰려는 자안부부터 묻자배운 자나 못 배운 자나 간단히압축된 삶의 기록은 없다강물처럼 생은 흐른다같이 흐르다 갈래로 갈라지다한곳으로 만날 때도 있다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가 입술로큰소리치며 글을 써서 꽃 필 때가 온다..

자작글-024 2024.09.03

새벽 종소리의 변신

새벽 종소리의 변신/호당/ 2024.9.1곤한 잠 깨워 개미 잔등 타거나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되거나항만을 출발하는 기적소리로 변신하거나높은 굴뚝의 연기로 변신해 나른다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풍요의 깃발 날린다배 블록 해지자휴식의 그늘에서카스트라토 castrato로 변성법을 흉내 낸다무지개다리 건너 청아한 음향은푸르게 뻗는 그대들 어깨를 깨운다한 줄기 바람에 새벽종 소리는단비로 변신대지를 살지게 내려앉는다

자작글-024 2024.09.01

늦가을의 파계사

늦가을의 파계사/호당/ 2024.8.31아등바등 세월 붙잡고지친 가슴 부여잡고삶은 연습이 아닌걸헝클어진 바람 한 줄기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봐생은 밑뿌리 잡고 떨어지지 않네절룩거리며 삐걱거리는 관절음이 연리지 하나 비벼대는 소리 닮아삶은 아픔도 품어야 한다네원통전에 올라 바라본다목어는 뱅글뱅글 낙엽은 우수수반야심경 목탁 소리겸손하게 대숲으로 내려앉네

자작글-024 202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