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288

우주 속의 한 점 부부란 인연으로 만나 또 해어진다

우주 속의 한 점 부부란 인연으로 만나 또 해어진다/호당/ 2024.5.16우주 속의 한 점 부부란 인연으로만나 또 해어진다하늘엔 무한한 별들의 개성이 있고지구엔 꽃 고기 모래 등 생물과 무생물이 본성의 개체화되어 있다인연은 하늘이건 지구이건 劫의 인연으로 만나는데 당신은 칠천 겁의 연으로 우주의 별들에서 부부가 된 것입니다우리의 연이 끊겨 이별은 별똥별에 실려 미끄러져 또 다른 별들의 세계 일원으로 흐를지 모릅니다울고불고하다어느 우주에서 만날는지 다만 바램이지요개성 個星의 속으로 본성 本星을 흘려들어소용돌이처럼 돌다 돌다가또 은하수로 흐르다가 당신을 만날지 꿈꾸다 깨다 합니다

자작글-024 2024.05.16

외진 골목길

외진 골목길/호당/ 2024.5.12내 집을 가자면 이 골목을거쳐야 한다거기 사람 사는 냄새를 맡는다이 골목을 지나는 중 따뜻한 정을 먹고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개들 반기는 꼬리도 즐긴다사람 사는 맛을 보고 나온다그러나 때로는 정전되고 점포는 문을 닫고 CCTV는 잠자고공포만 가득할 때 머리끝이 쭈뼛쭈뼛할 때가 있다칼 든 망나니 칼춤이 허깨비로 보인다골목길을 빠져나오면안도를 느낀다산 중턱 내 방의 불은 나를 기다린다고난의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

자작글-024 2024.05.12

비상금

비상금 /호당/ 2024.5.11내자 몰래 비상금을 갖는 일은 내자를 속이는 일이다어디 친구 만나면 빈 마음으로 오가는 일은 밋밋해 차 한 잔 나눌 때가 있다 빈 지갑일 때의 난감함거짓말은 불신만 남기 때문에 비상금 따위는 두지 않으려하지만 위급하고 채면 면할 때가 있어비상금은 필요하다용돈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아내는 알고 있다내색하지 않는 남편이 대견하다낭비하지 않고 검소하게 산다는 것은서로의 믿음 때문일게다우연히 아내는 이불을 뒤지다가 지폐를 발견이건 틀림없이 남편의 비상금이다약속이 무너지는 느낌남편을 다그친다맑은 날 벼락이란다아차 아들 등록금 모으려 한푼 두푼이다돼지 저금통에 라면 떳떳할 것을우리는 비상금이 없다

자작글-024 2024.05.12

B5 복사용지

B5 복사 용지 /호당/ 2024.5.12대중교통 버스는그 부근에 하차해도 고맙다무거운 관절을 달래며 간다기남상사는 대형 문구점두 뭉치 무게만큼 짓눌려그 부하를 감당하고 관절을 다독여 준다하얀 백지는 내 마음을 그려낼 발판이다허투루 백지로 보낸 적 없다맘 한 구절이라도 담아 주면안도하는 백지어깨에 메자 짓누르며 당부한다부디 백지에 담아낼 마음들은 좋아다만 시가 되지 않는다고 하여함부로 뭉쳐 비벼 거지발싸개만도 못한대접은 말라B5 복사지 한 장 한 장이 복사지를 거쳐야복사지 임무는 끝낸다내 어깨를 누른들 더 가벼워지고

자작글-024 2024.05.11

문양 들판 산장 여인

문양 들판 산장 여인/호당/ 2024.5.8코로나 이후 근 5년 만에 간다싱그러운 봄 여인이 푸른 치맛바람 날리며 반긴다아름다운 얼굴에 피워낸 미소고목에 핀 검버섯들이 채신머리없이 매혹당한다여심을 뿌리며 앞장서는데안 딸아 가면 돌 같은 인정머리 없지산장의 여인이 끓어 낸 매운탕특유의 향기에 혼미하다 깨어나니고목에 새잎 돋을 힘 불끈하다

자작글-024 2024.05.09

화훼단지에서

화훼단지에서/호당/ 2024.5.6화훼단지에 오면 내 눈만 즐거운 것이 아니다아름다운 처녀들의 얼굴에 묻은 향기폭 잠겨 힐링하고 싶은 마음이다예쁜 처녀 꽃의 진열대를흐릿한 돋보기가 치마 들추어향기 맡으려는 짓거리콧구멍 벌름벌름 쿰쿰그 중 내가 찾으려는 처녀는 있다고어버이날이 내일모fp꽃다발카네이션이 일제히 나와 정렬한다꽃이 꽃을 들고 방긋거린다겹꽃은 흔해 홑꽃 재래종은 귀한 것게발선인장너를 찾으러 발품 오달지게 팔았지나 여기 있지롱흥정은 쉽게 이루어 덥석 끌어안았다꽃 속의 힐링은 매혹하고 산뜻하다

자작글-024 202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