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349

누에 고치 실 뽑는 날

누에고치 실 뽑는 날/호당/ 2024.6.21누에고치가 가마솥에서펄펄 끓는다어머니는 명주실 감는 물레를돌리면 벌써 명주 옷감이 몽상으로 감긴다동네 앳된 눈망울들알몸으로 누에고치 가마솥을 지키고잿밥보다 붉은 번데기에 혼을 판다누에고치는 끓는 물에 몸을 풀고꼬맹이는 번데기에 마음 풀어낸다신나는 아이들의 주전부리고소한 붉은 젤리에 입술이 붉어 꽃핀다명주실 감는 물레에는 어머니의 명주 옷감이 감기고꼬맹이의 주전부리가 감긴다누에고치 실 뽑는 날물레에는 어머니의 마음이 감긴다

자작글-024 2024.06.21

내 마음 실어 가는 내성천

내 마음 실어 가는 내성천/호당/ 2024.6.20밤알 같은 첫사랑가슴앓이마음 부려 놓을 곳 없어지는 해 끌어안고내성천을 바라본다벌겋게 내다뵈는 노을내 마음 되받아 보이지 못해오금만 시리다저것 봐은빛 번뜩이는 은피리사랑 찾아 펄떡펄떡 뛰는 것을김 없는 숭늉부터 끓인다고뛰자 날자 과감히 흐르자그제야내성천은 내 마음 싣고천천히그리고느긋하게봄 강물 물들어 흐른다

자작글-024 2024.06.20

태풍 한 차례

태풍 한차례/호당/ 2024.6.20바다가 미쳤어흰 거품 토하며 뒹굴다부딪다 부서지다미친 소뿔 닥치는 대로 떠받친다갈매기는 어디 갔나그 많던 날갯소리눈도 몸뚱도 볼 수 없는 바람의 미치광이미친바람의 아가리에 핥기이기만 하면 상처는 가혹하다골짜기로 몰아오는 미친바람이현빈의 치마폭에 싸이자그만 녹아난다쓸고 간 흔적이 잔인하다<!-- __Hanmail-sig-

자작글-024 2024.06.20

환영 받을 곳

환영받을 곳/호당/ 2024.6.19어디 간들 어두컴컴한 나이는반갑게 맞아 줄 곳은 드물다유유상종이란 말이 유효한 곳은검버섯 피는 마을이다눈치 볼 일 없어 마주하고이빨 빠진 어구 흘려도 통한다같은 식탁에서 숟가락 달그락 소리 만들어도 가는 세월 잊고 이 시각 붉게 태울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어디 간들 환영받을 일 없는 생귀퉁이서 끼리끼리 마주하고고독을 삼킨다

자작글-024 2024.06.19

우직한 미련

우직한 미련/호당/ 2023.6.17근 십여 년 전부터 게발선인장에 대한 우직한 애착은 실패를 거듭했다과잉 물주기는 실책임을 알고도 물 조로를 들고푸른 눈빛에 반짝이는 몸매 그리고 우아한 꽃 웃음에 매혹할수록애착이 짙다불로동 화훼단지를 찾아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헌팅캡처럼 쓰고 다닌다불 잉걸 같은 날씨에는 대항하기는 무리다비 오는 날씨가 좋아오늘 구름이 덮었다 개였다내 마음 발길 향하기를 씨소처럼 놀았다미련에 빗장 풀었다 잠갔다 그만 내 관절을 달래기로 한다

자작글-024 2024.06.18

과부하

과부하 /호당/ 2024.6.15옛말에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실감하고 휴! 다행이다인덕션 레인지. 전자레인지. 포트. 계란찌개. 선풍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컴퓨터. TV 일시에물고를 열어 물이 콸콸 흘러들어입 벌려 꿀떡꿀떡 삼키는 전류를과하게 흘러들어 모든 입은 꾹 다물고 무언중얼마나 다행인가입 터져 이빨 뽑혀 나오지 않았으니 고맙다맛있다 배 째지게 먹고 설사하고과부하로 압류당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자작글-024 2024.06.15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종점에서 만남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종점에서 만남 /호당/ 2024.6.12종점 용지역굽이쳐 돌아 계곡에서 멈춘다종점은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비워내야 한다나의 종점은 어디쯤 가까이 있다오늘이 선물인 듯 즐긴다두 관절 이상으로 요양원에 입원한 친구가 운명했다는 소식에숙연해진다명복을 빈다우리는 양 관절 운동으로 자전거 페달 밟아 라이트를 불 밝힌다자가발전으로 라이트 밝혀 나아간다는 행복을 감사해야 한다 먹어야 빛을 발전한다지글지글 고기 한 점 씹는다페달 밟는 에너지다종점에서 만남으로정을 더 두텁게 쌓는다

자작글-024 2024.06.14

별일 없는 사람

별일 없는 별/ 호당/ 2024.6.12삼시 세 끼 챙기는 일 밖에 별일 없는 별들이노인복지관 값싼 한 끼별 챙기려 별 때처럼 몰려드는별들의 군상하늘 보고 원망하지마번쩍거리는 별세상을누린다는 생각은 잊었나한때별 따려 몸부림할 적 지나고 보니별일 없는 별이더냐겪어보지 않는 새파란 별은 이해할까별 볼 일 없는 별들이별 하나 나 하나별이나 세고 있어 봐라별일 없는 별은 면할 겁니다

자작글-024 2024.06.13

별의 별

별의별-2 /호당/ 2024.6.10다음 주부터 시험이다그간 별 볼 때까지 놀다간화들짝 놀랄 일이 닥친다별의별 모두 볼 수 없을 정도로 위급함벼락 칠 때는 별이 없어밤새워 별을 켜고 벼락치기 공부한다책장 넘긴다또렷이 박히는 별의별은 없고몇 등성 별인지도 모른다시험지를 받아놓고 별의별 걱정하지 말자잠시 눈감고 별의별 생각하면별똥별은 사라졌고그래도 별 몇은 남아있다벼락치기 소낙비 맞아 흠뻑 젖은 옷자락 속에금싸라기별 몇 점은 있다별의별 생각에 낙제점별은 떨어졌다

자작글-024 202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