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349

신발장의 신들

신발장의 신들/호당/ 20244.6.2새로 들어온 새색시처럼 사랑을 독차지하네엽록소가 철철 넘쳐우린 사랑을 잃고 독수공방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곰팡이 마저 귀찮게 한다사랑을 잃고 혼자 속앓이어디 내어놓아도 거뜬히 다할 매력은 있다고시대 유행에 뒤진다네새로 들어온 새색시 애교는현대적진한 애교만 살아남을 듯우리네 한 세대 뒤진 웃음은통하지 않아먼지 툭툭 털고 새로 마음 담을 수 없을까이대로 신발장이란 감옥살이는계속하는가

자작글-024 2024.06.02

이 나이에 함께할 친구가 있다는 건

이 나이에 함께할 친구가 있다는 건/호당/ 2024.5.31같이 웃음 나눌 친구가 살아있다는 건샛강을 훑다가 한자 넘는뱀장어를 노획한 기쁨과비교하랴서로 주고받는 문장 속에혹여 잡티가 묻었을지라도웃음으로 승화하는 우리들이 아닌가검은 흑판이 희게 되고 분필이 사라져 번쩍거리는 세월 함께하는 우리들혹시나 고등어 가시 삼킨 것 토해내겠나흐릿한 눈망울로 마주친 얼굴에웃음기 보잖니어깨 툭 칠 친구가 있다는 건샛강에 은피리 툭툭 튀어 날아오르는 생생한 기쁨이잖아

자작글-024 2024.05.31

교촌 치킨-1

p {margin-top:0px;margin-bottom:0px;} 교촌 치킨-1/호당/ 2024.5.30끼니마다 알약 한 움큼 털어 넣고삶을 잇는 생명오래도록 함께한 회로가얼마나 행복인가알뜰살뜰 살아온 당신 고마워4,5%의 이율이 하늘에서 내린 금줄인 듯 좋아그네를 뛰면 내 지붕 위를 날아 빙빙 도는사랑 앵무새가 된다옛다 이 기분 한턱이다교촌 치킨 한 팩마주하고 막걸리 한 잔 들어부딪히며 캭치킨 한 입행복의 침샘이 분출한다

자작글-024 2024.05.31

접두어 '개' 자

접두어‘개’자/호당/ 2024.5.30‘개’자만 붙으면 한 계단 아래 이류에서 견뎌야 한다개망초, 개복숭아, 개살구, 개수작,개나발, 같은 일 하지 말라하기야제 똥내 못 느끼면서독점 시간이 길어 노크했다고나오더니 왜 노크했어마주 보니왜 빤히 쳐다봐개나발 같은 행동개수작하는군더럽게 늙어가네차라리 개망초꽃 같은 군락지를 이루었다면 한번 볼만할 텐데혼자 개똥밭에 개꽃 피운들똥내 나서 측은하다

자작글-024 2024.05.30

우주의 블랙홀

우주의 블랙홀 -자기기만- /호당/ 2024.5.29그는 매사에 우주인처럼 태연히 자기과시에 몰두한다이해하기 곤란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같은정설이라 논하는데천동설을 곧이곧대로 믿는 우리는 어리둥절하다자기는 항성이고 우리는 그의 신변을 도는행성쯤으로 생각한다지구를 중심으로 달의 운행처럼자기만의 하늘(천체)을 차지하고성경을 구절마다 복사하여하늘길에 도배하고우리는 스마트폰을 톡톡육각수를 마실 뿐이다여느 날도 마찬가지로 우주를 유영하여 하느님도 해님도 알현한다는허황한 소리로 들리고신이 난 듯 열변한다오존층에 다다랐다이건하늘의 블랙홀이야거기서 허우적거려도내 손이 미치지 않아 지구촌의 블랙홀을 주시하고근처에만 배회한다예사롭지 않은 우주적인 사고와 교만은 결국 오존층으로 블랙홀에 빠진다

자작글-024 2024.05.29

동천동에 뿌리 내리려

동천동에 뿌리 내리려/호당/ 2024.5.29떠돌이 기생처럼뿌리 내리지도 않게이 고을 저 골짜기 양 떼 몰고따라오지 않는 새끼들에 젖 물려 달래고지금 홀라당 짐 벗어버린 다음여기 동천동에 뿌리 내리려 한다초옥은 오래 견뎌 파열음을 내지만새 옷 갈아입히지도 않고그냥 다독이며 끝장 보려 한다뿌리 내리려 들자백설이 먼저 찾아와 시리게 한다젖줄 풍성하던 모래알 같은 추억을 씹은들이 볼 저 귀때기 찔러 잇몸만 아프다동천동에 뿌리 내리려/호당/ 2024.5.29떠돌이 기생처럼뿌리 내리지도 않게이 고을 저 골짜기 양 떼 몰고따라오지 않는 새끼들에 젖 물려 달래고지금 홀라당 짐 벗어버린 다음여기 동천동에 뿌리 내리려 한다초옥은 오래 견뎌 파열음을 내지만새 옷 갈아입히지도 않고그냥 다독이며 끝장 보려 한다뿌리 내리려..

자작글-024 2024.05.29

배움을 위하여

배움을 위하여 /호당/ 2024.5.28배울 기회 놓쳐 그냥 세월은 흘러갔을지라도밝은 세상에서 아들딸 며느리 손자 앞에책을 펴 든 용기갇힌 배움의 응어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네배움의 열망에 삽으로 머리통을 틔워 주지만 잠시 그때뿐 막히고 말았네애끓는 선생의 몸짓에 부응하려 어지간히 애쓰네모진 차돌 깨뜨리고 말겠다망치 들고 정을 꽂아 내리치고 또 치고 불이 번쩍 차돌 가루 튀어 눈이 쓰리다조금 파이고 나니 떠듬떠듬 읽어요 쓰기는 자음이 여기저기서 제 소리값으로 웃고 있어요 이것 끌어올 줄 몰라 답답하네요세월이 약이 될 때가 오고 말 거예요

자작글-024 2024.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