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288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호당/ 2024.4.18 나를 찾은 연분홍 치마 펄럭이자 화창한 봄날은 가슴 쓸어 지나간다 봉긋한 꽃봉오리 내 젖가슴 부풀어 오르면 눈 부스스 비벼 깨어난 두릅나무 불쑥불쑥 푸른 맘 터뜨린다 온몸에 봄이 칭칭 감긴다 배추흰나비 꽃 찾아 나풀나풀 아지랑이 임 찾아 아롱아롱 그리워지는 계절 울렁울렁 검 칙칙한 이파리를 봐라 푸른 물 철철 넘쳐 어디로 지키랴 미끈한 하얀 다리 그대로 드러내야지 찰싹 붙는 옷가지로 육체미의 *실루엣 silhouette 부채질하기 좋은 그늘나무 밑 젖가슴 보일 듯 말 듯한 맘들 봄날을 뒤쫓은 화염이 내 속을 태운다 When You Say Nothing At All

자작글-024 2024.04.18

잔인한 연두색 계절

잔인한 연두색 계절/호당/ 2024.4.16 따스한 햇볕이 출렁이며 내리니 나무들 연두색 눈빛으로 맞아 함께 출렁거린다 때맞추어 꽃들의 발동 영산홍들 빨강 파랑 얼굴이 생끗 씽긋거리면서 우주의 성찬을 즐기는 중이다 자애로운 해님 손길에 녹아난 것들 연두 빛의 입김들 영산홍의 숨결들 지상의 공간을 연두색 가마솥이 모두를 풀풀 풀풀 끓여 오른다 잔인한 연두색의 투기 함부로 내 마음 둘 곳이 두렵다 연두색 계절아

자작글-024 2024.04.16

美都 다방

美都다방/ghekd/ 2024,4,16 티끌 하나 묻지 않은 백로가 노니는 맑은 강물 내 둘레는 서화 시화 등 문학이 아니 인생철학이 고인 목욕탕 내 마음의 밭을 갈아엎는 중 긴 목 긴 부리로 내뱉는 문장들 가는 세월 논하다 인생을 논하다 약차 한 모금 목 축여 못다 한 인생의 문장들을 비워 내는 중 백로는 맑은 강물 투시하다 진한 어구 하나 물고 하늘 쳐다보는 동안 여문 시 한 수 베어 날갯질한다

자작글-024 2024.04.16

이름 모를 별자리 하나 이루다

이름 모를 별자리 하나 이루다 -나의 가계家系ㅡ/호당/2024.4.14 1 하늘의 별은 연결고리로 가계처럼 운행한다 폐쇄한 한문체는 참 어려웠다 2 철저한 부계 중심을 다른 가계 이빨 하나 빠지면 대신 빌려주어 잇는다 나는 어긋난 이빨이 되었지 그러나 모음 따라 꼭 붙었으니 결국 한 입안에서 운행한 것이다 3 학당은 경쟁 책갈피가 너덜너덜할수록 헌책방에서는 꼴등 헐값 서당에서는 앞줄 남향 창에서 천도복숭아를 기다렸지 4 통과의례는 길게 오래 걸려 늦게야 통과했다 그러나 늦게 난 움이 더 속성해 우뚝했지 5 천체의 운행을 치마끈 풀어줄 동반자와 함께 이름 모를 별자리 하나 챙겨 창창한 별빛 더욱 영롱하다

자작글-024 2024.04.14

떨어진 꽃잎

꽃과 떨어진 꽃잎 /호당/2024.4.13 꽃이 좋으냐 떨어진 꽃잎이 좋으냐의 논쟁은 할 일 없는 자의 짓거리 이미 제 수명을 다해 아무 데나 떨어진 꽃잎 어떤 의미를 주고 싶어 하는 자는 느슨한 허리띠에 집착하는 이보다 못하다 제 몸값도 모자라 남 신세 또는 민폐 끼쳐도 괜찮다는 자의 심리는 어떤 심보일까 아무 곳이나 떨어져 지저분한 구린내 피워도 박수 보내는 사람 꽃이 좋다는 사람 논쟁은 할 일 없는 자의 부질없는 짓거리

자작글-024 2024.04.13

동안거

동안거/호당/ 2024,4,12 동태처럼 빳빳할지라도 내부에는 핏줄이 흐르고 있지 이것마저 얼면 헛제사 올리는 거지 봐라 하늘은 칼날처럼 새파랗다 새떼들 나무위에 앉아 날아갈 채비 않고 그대로 얼어 붙은 것 같다 찬바람 제멋대로 휘몰아친다 동태가 되어 내부를 다스린다 아등바등 치지 말자 펄펄 끓는 탕 속에서 헛제사 치르자 중생의 입이 즐거우면 그만일걸

자작글-024 2024.04.12

미끈한 가지는 한국인의 젊은이

미끈한 가지는 한국의 젊은 이/호당/ 2024.4.12 보라색 가지의 부드러움과 유연함 미끈한 속성이 꽃들의 눈매를 받는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은 이 시대의 가지 속성 굳이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아도 본질은 손색없어 꽃이 방긋방긋 꽃봉오리 오므렸다 폈다 하는 몸짓은 가지의 매력 때문 나는 불나방이 되어 날아든다 그러나 한 테이블에서 가지요리는 즐기지만 한 방에 들면 가지 차림 보고도 못 본 척 각각 떨어진 섬이 된다 한국 가지가 세계인의 인기가 높아지자 세종학당이 유명한 브랜드가 된다 젊은 옷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가지의 유튜버들이 세계를 누비자 가지색과 젊은 꽃 색깔이 쉽게 친구 되어 마음 나누는 Z세대들 친화력이 좋은 미끈한 가지들

자작글-024 2024.04.12

실버 silver 넷

실버 silber 넷 /호당/2024.4.10 자부심만은 툭 붉어 있다는 생각 그중 하나는 아침 이슬 맞고 위축한 듯 움츠린다 팀파니로 앞장선다 지난번에 코로나로 고생했다는 소리 듣고도 앞장섰지 뼈 있는 말 한마디에 주춤 오붓한 방에서 동태 탕이 뽀글뽀글 가슴이 후련한 듯한 맛 그의 매번 같은 자랑은 없다 항상 듣기만 하던 나 색다른 말 한마디 그만 한여름 호박잎처럼 납작한다 나의 해학 몇 가지에 다른 면으로 생각했으리라 항상 앞장서서 깃발 흔들지 않았으니 해학이든 에세이든 한 마디로 내 자부심을 키워내야 하겠다

자작글-024 2024.04.12

폭풍은 사라지다

폭풍은 사라지다/호당/ 2024.4.9 불쑥 치솟는 태양 아침 바다는 붉은피톨로 물들인다 천둥과 번개는 겁탈한 비명 가랑이 사이를 훑고 지나는 폭풍 훑는 마찰력에 금계랍 삼켜 울컥 토하는 비명 우산이 뒤집히자 내 치마도 뒤집힌다 반항하는 몸짓이 무모하다 외딴섬에서 만난 그 남자 떡 벌어진 어깨서 풍혈이 보인다 같은 방 나는 아래 침대 그 남자는 위 침대 이몽의 꿈자리가 사나울 것 같다 금방 코고는 소리에 폭풍은 씻은 듯 사라진다 내 아랫도리가 간질간질하다

자작글-024 2024.04.09

동천동 문화의 거리

동천동 문화의 거리/호당/ 2024.4.7 문화의 거리를 거닐면 내 안의 씨알 하나 눈 틔워 푸른 문장 피워 내련다 걷다 보면 문화는 포장되고 조금 열어 둔 스무고개 같은 어구나 죽정 밭을 경작해도 좋을 조금 빈약한 서가나 의자가 있다 여기서 내 묵정밭을 갈아낼까 포장을 더 풀어 제칠 칼날은 무디다 마른 꼬챙이나 날카로운 돌칼로 긁어서라도 풀어 헤치고 싶다 문화의 거리를 걸으면 내 안의 시맥이 분출하여 심전 心田을 갈아엎었으면 좋으련만 걷기에 삐걱 소리가 안쓰럽다 문화의 거리는 내 생각 하나 닦는 길이 되겠다

자작글-024 202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