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애착 /호당/ 2024.7.20세월이란 무게를 잔뜩 지고끙끙거릴 나이게발선인장에 애착한다남들은 반려동물 개를 극진히 대접하는데나는 게발선인장을 극진하다반짝거리는 몸매 어여쁜 꽃에 반해서다연애로 사랑에 취해보지 못하면서사랑은 지나쳐 항상 물 조로를 지녀 화근을 자초했다사랑하면서 목마르게목마르면서 사랑은 듬뿍애착이 병이 될라원종 게발선인장이 폭염을 잘 견뎌 반들반들한 몸매에 매혹한다 자작글-024 2024.07.20
마사토-구심회- 마사토-구심회-/호당/진흙 같은 만남이하나둘 쓰러지자 풍화작용은 급격히 진행해마사토가 되어 만남이 시시하다소주병 맥주병 굴리던 힘세월을 잔뜩 짊어지면 무개 감당하기에 버겁다퍼석한 마사토 몇 줌 한통속에 들자울력 잃은 낱말이 낙엽처럼 떨어진다지금 응집력 잃어 독백 이파리떨어진들 아무도 꼬리말이 없다마사토에 남은 수분마르면 모래알이 되겠다 자작글-024 2024.07.19
몰래 흐르는 것 몰래 흐르는 것/호당/ 2024.7.15강물이세월이 흐른다는 것은마음 졸이게 하랴내 정보 몰래 흘러가는 것보다 낭패는 심하리라산 사람 코 빼가는 세상국제 발신우리카드 발급 완료마음 켕기면 이 번호 ㅇㅇㅇ로 연락하라당연하지느긋한 성미 아니라 당황한다경찰서 직원은 흔한 일인 듯삭제하면 됩니다우리카드사에 AR 식 스무고개넘다 미끄러지기 수십 번가까스로 연결그런 일 없음더 확실히 하세요비대면 거래 정지 요청하란다어여쁜 은행 창구 아가씨역시 흔한 일인 듯 쉽게 마무리개인 정보 몰래 흐르는 것은재화가 기우뚱할 뻔얼마나 다행한가허리끈 단단히 매야지 자작글-024 2024.07.18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호당/ 2024.7.17내가 지향하는저 먼 곳으로 가야 한다어항을 벗어 낯선 곳은 어리바리 눈이 휘둥그레진다익숙해져 눈 치켜뜨고 악바리가 되도록산골길 벗어 신작로가 펼쳐지는 들판으로왁자지껄한 어휘 속을 뚫고 KTX가 달리는궤도에 몸을 실어야 한다나는 간다봄날이 가기 전에이국의 들판에서 낯선 언어는 번역기로 소통해 즐긴다익숙해진 들판죽순처럼 다닥다닥 주거 밀림이거북해진다피톤치드가 짙은 곳은 봄날이 더디게 저문다수구초심은 맨 나중에 사무친다 자작글-024 2024.07.17
모성애는 끓는다 모성이 끓는다/호당/ 2024.7.16핵가족 서넛이 한 끄나풀에 엮여 외식이란 맛을 풍길 때오존층을 메우고도 남을 모성이 들끓는다불판 위 고생대부터 중생대까지쌓인 삼겹살이 화기보다 더 뜨거운어머니의 사랑이 지글거린다상추 쌈장 마늘 삼겹살이 함께 포장돼 입속으로 들어가면 거기 모성애를 녹여 삼킨다배부른 뒤 한차례 화재 진압 후 정경 같다주섬주섬 일어난 입에서 핵우산에 가린 백합 향이 물씬하다 자작글-024 2024.07.17
꿀벌 집 채우기-개학- 꿀벌 집 채우기-새학기 개강- /호당/ 2024.7.15방학 끝새 학기 출발우리는 같은 통에서 만났다육각형 벌구멍 몇 자리 비어있다가장 안타까운 것은병원 입원한 자다다른 벌꿀 집 구멍 채우고 여기 온 자더 깊은 구멍 채워야 할 자두 구멍에 대한 깊은 밀랍을알아 봐아겠다새 벌통이 마련되었으니각기 자기 벌구멍 꿀 채울 것을 기대한다27기 장수대학 개학새출발하는 날에 붙여 자작글-024 2024.07.17
밥상 밥상/호당/ 2024.7.24푸짐한 밥상이 변동할 줄 몰라뒤따른 침샘으로 식욕이 쇠한다내 무지의 오관 五官내 방식은 고전적인 한자 성어다울타리를 헐어버리라외식은 호사한다지닫친 침샘을 모두 열 궁리가통하면 멋진 화음이 된다예열은 밑반찬화력을 얻어 삼겹살이 녹아지글거린다이제야 침샘이 용솟음하는 밥상이다 자작글-024 2024.07.14
퀵 서비스 퀵 서비스/호당/2024.7.12저녁을 때우는 둥 마는 둥 부실은 따질 수 없는 내 처지솟대가 되어 사방을 감지한다일당을 채우지 못해 어린 눈동자가 얼른거린다수신할 수 없는 폰은 아닌데제발 울려라옳지놀란 바퀴는 팽그르르 구른다예가지요예! 예잘 모시겠습니다신이 나게 구르고 라이트는더 밝혀준다임자의 벨 누르고 깍듯이 인사하고뒤돌어선다날갯죽지 펼치기도 잠시또 속끓인다밤늦도록 내 일당 겨우 채운다가자! 집으로반기는 아내채면 북돋우는 아내고맙소내일은 더 두둑하리다 자작글-024 2024.07.13
마음 마음 /호당/ 2024.7.13마음은 심보라는 보자기에 쌓인 볼 수 없으면서볼 수 있는 금이나 돌덩이다곱게 쓰다듬는 훈훈한 바람이면 좋고 폭풍이 아니면 포개든 합치든 좋다성난 투우는 크레바스에 빠지거나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면공격으로 뿔을 치켜세운다비단에 감싸인 여인은나루를 건널 배가 되겠다 자작글-024 2024.07.13
민망 민망 /호당/ 2024.7.12금요일 복지 요양보호사 오는 날마음 덜어주려 복지관에서 한점 때운다문을 미니 꿈적하지 않아다른 문으로 들어갔더니어찌 오셨어요 오늘 휴관인데요민낯이 부끄럽다매일 점 때우려 하지 않았으니나만 등신 됐나오늘 마음 계획이 비뚤어진다맘 굽혀 구수도서관에서 시집을 뒤적거린다그래 수양하는 기분으로적막 깊은 연못으로 가라앉는다침전하면 밑바닥에서 시어 한 줄 끌어오겠지그러면 민망 하나 가라앉히고부력은 솟을 것이다 자작글-024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