場에 가는 길에 만난 사돈 - 조정래 - 사돈끼리 저만치 서애선생이 말년에 초가삼간을 지어 살았던 정승골티에서 마을버스가 시우실 할매하고 구담할매 단 두 명만 태우고 은절바위 산 아래로 휘굽청둘렁청 거리면서 읍내로 가는데, 오치골에 들어서자 저만치서 시우실 할매 안사돈 너리티 할매가 당당걸음으로 산길을 내리오면서, "아이고 운전수요! 쪼매마 기다리소. 내 퍼뜩 감시더" 그러자 버스기사가 차를 세워 기다렸다가 너리티 할매를 태웠다. 밥뿌제에 영감 옷 챙기고 약으로 끓인 조당죽을 들어서 숨이 찬 너리티 할매는 차에 오르면서 "아이고 숨매키 죽겠니더 " 하셨다. 할매가 차에 오르자 시우실 할매가 "이기 누구잇껴? 안사돈 아잇껴?" "맛니더, 오랜만잇씨더 그간 별고 없언닛껴?" "사능기 맨날 글리더" "추분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