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우리는 여기 대구에

인보 2006. 11. 9. 18:03
    
     

    우리는 여기 대구에 모였다

    호 당 2007.4.30 360여 포기의 사표 묘목이 안동 땅 명륜동 모판에서 서로 부대끼며 사표로 자랐었다. 1956년3월 스승으로서 긍지를 갖고 방방곡곡에서 사표의 북을 쳤었다. 푸른 꿈 펼치며 젊음을 불살랐었다. 무지의 땅에 밭 갈고 꿈나무 심어 물 주고 거름 주고 김매어 가꾸었다. 때론 비 맞아 쓰러지면 우산이 되고 때론 바람막이가 되고 호미로 가래로 북돋우어 세웠다. 한때 제집 제 자식 추스르지도 못하는 주제에 남의 사표가 되겠다고 지휘봉 거머쥔 손이 부끄러워 정말 사표 써야겠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러나 구절양장과 같은 시대 사표의 길을 걸어 대로에 이르렀을 때 꿈나무 동량재 되어 사회에서 제 몫 다하는 것을 보고 스승으로서 보람을 느꼈었다. 봄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세월은 흘러 늘어나는 나이테를 감당 못해 또한 힘차게 받쳐 처 올라오는 후배들에 자리를 넘겨야 했었다. 교육이란 말고삐는 놓았을지라도 마음까지는 놓지 않았었다. 선봉자로 후견인으로 교육을 지키고 있다. 명륜동 모판에서 자란 친구들이여! 이제 노송이 되었을지라도 한자리에 모여 추억을 더듬고 애피소드를 들쳐 깔깔거리며 정을 나누자 그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견우직녀의 만남보다 더한 사랑을 나누자 더 보람된 만남이 되자. 끝으로 이 자리를 같이 못한 노송의 건강을 빌고 먼저 간 거송은 명복을 빌어드리자. 내년에도 아니 또 내년에도 노송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그때도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지사를 찾아  (0) 2006.11.15
보현산에 올라  (0) 2006.11.15
옥순대교  (0) 2006.11.09
야유회 한마당  (0) 2006.11.09
고수동굴  (0) 2006.11.09